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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y 29. 2020

<툼 레이더/Tomb Raider>

게임 원작 + 리부트 = ?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걱정부터 드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소닉>과 같은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특히 게임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들이 작품성의 부재로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성공률이 낮은 리부트라는 딱지가 붙는다면 관객들의 우려는 배로 커지는데, 여기 나름 성공한 게임 원작 작품의 리부트 영화가 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를 리부트 한 영화, <툼 레이더>다.




영화는 라라 크로프트가 7년 전 실종된 탐험가였던 아버지가 남긴 단서를 발견하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전설의 섬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비록 필자가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를 관람하거나, 원작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명확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장르가 액션 어드벤처인 만큼 화려하고 아크로바틱 한 액션신은 확실한 장점이다. 총기를 사용하는 액션보다는 맨몸 액션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편인데, 배우들이 모두 무리 없이 소화해 어색하지 않다. 다만 초반에 등장하는 도심의 자전거 추격신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액션신이 많고, 체급 차이를 무시해버리는 무적의 주인공 캐릭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


작중 등장하는 전설적인 이야기들을 그저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질병이라는 나름 과학적인 부분으로 접근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고대 전설을 쫓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심어줄 수 있는데, 나름의 해석을 통해 질병이었다는 결론을 확실하게 내렸다는 점은 좋다. 자칫하면 배후 세력의 동기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나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상당히 많다. 우선 인물들의 동기가 상당히 부족하다. 인물이 특정 행동을 하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관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또 개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라라 크로프트가 아버지를 찾기로 결심하고 떠나는 과정이 납득하기 어렵다.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가진 캐릭터는 양날의 검이다. 잘 다듬으면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만, 잘못되면 너무나 흔하고 진부한 캐릭터가 되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잘 다듬는 것에 실패한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는 그저 그런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다.


또 쓸모없지만 캐릭터지만 스토리를 바꾸면서까지 특정 국적의 배우들을 억지로 집어넣는 것도 아쉽다. 아무런 역할도 안 하고 그저 존재만 하는 캐릭터라든지, 일본의 섬인데 중국인들만 있는다든지 등의 억지스러운 연출이 많다. 안 그래도 최근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져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스토리와 하나의 캐릭터를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어 버리면 여론이 좋아질 수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제아무리 뛰어난 액션이라도 무너진 캐릭터와 억지스러운 개연성을 커버할 수 있지 않다. 워낙 강력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를 리부트 하려고 했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가다듬고 제작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원작 라라 크로프트의 상징이 종종 보이는 것을 보아 속편도 제작하는 듯한데, 더욱 발전한 작품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확실한 장점이 없었던 점과, 아쉬운 캐릭터성이 치명타가 된 그저 그런 오락 영화, <툼 레이더>다.




총점 - 5.5
최악의 조합은 최악의 결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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