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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호 Jul 17. 2020

20학번이 입학을 해?

90년생은 진작에 왔고, 이제 00년생이 올 차례인가

"내년에 oo학번이 입학한데~"

"벌써 oo년생이 스무 살이야?"


 대학생들은 매 학년 말이면 이런 류의 말과 함께 인생무상을 논한다. 심한 경우 뒷방 늙은이, 올드보이, 오비, 화석 등의 용어까지 써가면서 자신들의 늙어감과 스무 살의 풋풋함을 비교하기 바쁘다. 젊은 시절의 풋풋함이 묻어나는 투정이지만 아마도 저 때 즈음이 우리가 인생에서 최초로 세월의 덧없음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순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살다 보면 세월이 빠르게 변해간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끼게 된다. 한데 그것을 느끼는 지점은 세대별로 조금씩 다르다. 88이라는 숫자를 듣고 누군가는 88 올림픽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88만 원 세대를 떠올리듯이 세대별로 떠올리는 것, 추억하는 것, 상징하는 것이 각기 다르게 존재한다.


 세대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략적인 나잇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라는 곳에서는 2020년을 기준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세대를 구분했다.


50대 86세대

40대 X세대

25~39세 밀레니얼 세대

15세~24세 Z세대


 386세대, 58년 개띠, 88 올림픽, 삐삐, 학력고사라는 단어에 익숙한 세대가 있는가 하면, 서태지, 듀스, 힙합, 메가패스를 떠올리면서 젊음을 추억하는 세대가 있고, 디즈니 만화동산, 후뢰쉬맨, HOT, 스타크래프트, 샤기컷을 떠올리며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세대가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지만 다른 세대에 속해있기 때문에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서로 열광하는 것도 다르다. 미스터 트롯과 나는 가수다, 쇼미 더 머니의 시청층이 다른 것이 그 이유이고 전화통화나 대면만남을 당연하게 여겼던 386세대와 카카오톡, 유튜브에 더해 코로나 여파로 인하여 비대면 수업까지 진행 중인 바야흐로 비대면 인간관계의 대표주자 격인 Z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세대에 속해 있건
흐르는 시간을 피할 수는 없다.


 각자가 익숙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몰려올 때 우리는 세월 참 많이 변했다 라는 말을 한다.


 1987년에 태어나 2020년을 살고 있는 나에게 세월이 참 많이 변했다는 말은 스마트폰이 없던 세상이 아득하게 느껴질 때, 티브이에서 술을 마시거나 심지어 동거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유튜브를 통해 개인들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연예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될 때,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익숙해진 교실을 마주할 때 실감 나게 다가온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런 변화의 순간을 보다 여러 번 경험했을 것이다. 386세대에서 X세대로, X세대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그다음 Z세대로 넘어가기까지, 윗 세대는 다음 세대보다 더 많은 횟수의 변화를 경험해냈어야 한다.


 Z세대로 정의된 가장 최신의 세대는 세월이 지난 다음 무엇으로 본인들의 시절을 추억하게 될까 궁금증이 생겼다. 신종플루와 사스, 메르스와 코로나 등 전에 없던 강력한 유행병이 많이 돌았던 시절로 기억하게 될까? 온라인 수업, 유튜브, 틱톡 등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웹상의 경험들을 공유하며 미소 짓게 될까? 벌써 내가 나이를 먹어 가장 최신의 세대에 속해있지 않기에 그들의 유행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을 보니 세월이 참 많이 흐른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된다.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게 될까.

어떤 새로운 변화가 우리의 삶을 뒤바꾸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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