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다 된 아들과 노모가
국밥집에 마주 앉아 밥을 먹습니다.
아들은 노모가 국밥을 제대로
먹는지 연신 지켜보며
국물은 안 뜨거운지
건더기는 씹을 수 있는지
눈빛이 계속 노모에게 향합니다.
노모는 손에 힘이 없는지 힘겹게 국밥 한 수저를
입속에 넣으며 이리저리 흘린
밥알들을 주워 담습니다.
아들은 그 모습이 안타까운지
노모의 국밥을 식히고 식혀
작은 그릇 안에 조금씩 담아줍니다.
노모는 수줍게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라며 입가에 묻은 밥알을
살며시 입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아주 오래전
노모는 아들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입속에 밥이 제대로 들어가는지를
지켜보며 자신의 숟가락을
들었을 것입니다.
아이와 엄마
백발의 아들과 노모
긴 세월을 흐르는 동안 보살핌은 순환되어
이제 노모가 아이가 되어
백발의 아들을 바라봅니다.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늘 한참 뒤늦게서야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