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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릇

by 문객

제각기 다른 모양을 가진

그릇엔

각각의 용도가 있습니다.

간장이나 고추장을 담는 종지에

밥을 제대로 담을 수 없듯이

나물이나 고기를 담는 접시에

국을 제대로 담을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모양과 생김새에 따라

담아야 할 것과

위치해야 할 곳이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종지에 자꾸

밥을 꾹꾹 눌러 담으려 하거나

접시에 국을 담으려 할 경우

밥이나 국은 짓눌리거나

넘쳐흘러 그 가치를 제대로

전해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각자의 그릇을 생각하지 않고

남들의 화려한 모습만 바라보며

그 모습대로 자신의 그릇 안에

무언가를 담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밥은 밥대로

그릇은 그릇대로

쓰임을 찾지 못하고 원망만

깊어지게 됩니다.




행복이란,

자기 그릇에 어울리는

무언가를 담으려 할 때 찾아오는

선물과 같습니다.

2. 그릇.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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