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당하기 전에 오징어 게임 정주행, 생각보다...?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하는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 촬영 확정
말도 많고 소문도 무성했던 오징어 게임 시즌3이 6월 27일 금요일에 드디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금요일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하나의 소재거리이기도 했다. 오늘 오징어 게임 볼 거야?
나는 바로 시작했다. 원치 않아도 유튜브 썸네일과 뉴스 기사 제목 등에 스포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편견 없이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었다.
(아래 내용에 오징어 게임 내용 및 결말 스포 포함)
사진 출처: https://news.nate.com/view/20250523n11537오징어 게임 시즌3의 1, 2화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니 3, 4화까지도 괜찮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시즌2보다 편집이 나아진 느낌이었다. 인물 한 명 한 명 감정을 잘 살린 카메라 구도와 잘 짜인 편집으로 시작은 꽤 몰입되었다. 숨바꼭질과 단체 줄넘기처럼 새로운 게임의 등장도 나름 신선했다. 신박하다기보다는 그냥 생각지도 못한 게임이었다.
그런데 큰 긴장감과 서사 없이 허무하게 죽어 나가는 주요 인물을 보며 줄거리에 심심함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현실적인 빌런 단역이 살인적인 게임에 중요한 긴장감을 더해줬고 내용에 힘을 더 실어 주었다. 이때부터인가 오징어 게임이 가졌던 힘이 점점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글쭈글해지며 나는 어느새 영혼 없이 시청하고 있었다.
결말 가지고도 말이 많았는데 사실 어떤 결말을 내도 호불호는 갈렸을 것이다. 동심 가득한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를 하는 알록달록한 세트 뒤에 숨겨진 피폐한 정신세계로 굴러가는 인간의 욕망을 어떤 식으로 마무리 지어야 모두에게 찬사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성기훈(이정재)이 죽은 건 오징어 게임에 대한 모든 것이 게임 오버(Game over)되는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찝찝한 결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은 인터넷에서 도시어부라 불리던 황준호(위하준)의 역할이 너무 시시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시즌2부터 열심히 배만 타서 도시어부라는 별칭이 붙었는데 시즌3에서는 뭘 하겠지, 기대했는데 뭘 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시즌2에서 죽었다고 생각한 박경석(이진욱)을 살려냈지만, 박경석도 사실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명기(임시완)는 마지막 게임까지 살아남았는데 갑자기 마지막에 돌변하더니 많은 사람들을 죽여버리는 이상 행동을 보였고 결국 그것이 자신을 죽음까지 몰고 갔다. 시즌2에 유명한 많은 배우를 데려다 출연시키고 시즌3에서 어영부영 죽여버리며 수습 안 되는 마무리를 짓는 느낌이었다.
사진 출처: https://sports.donga.com/ent/article/all/20250628/131899879/1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뭐 사실 큰 혹평을 들은 만큼 별로는 아니다. 시즌1의 화려한 찬사를 이어갈 훌륭한 작품은 못 만들어냈지만, 솔직히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신들의 많은 혹평에도 불구하고 (1)오징어 게임 시즌3은 공개 하루 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오징어 게임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마지막 장면에서 예상치도 못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등장시키며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대한 떡밥을 보여주었다. 과연 미국판 오징어 게임은 나올 것인가?
(2)모두의 기대 속에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의 촬영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감독은 <세븐>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가 맡았다고 한다. 데이비드 핀처의 오징어 게임은 관연 어떻게 연출될지 추억의 미국 게임이 나올지 여전히 한국의 전통을 이어갈지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갈지 벌써 기대가 되는 바이다.
(1)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50629013100005?input=1195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