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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과장 Mar 30. 2021

(책리뷰)희망 대신 욕망-김원영

읽은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 뭔가 라도 남겨야 될 것 같아서 끄적여 본다.     

작가의 솔직한 내용의 글들이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볼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숙고해본다. 아마도 고정관념과 편견은 이 책 한권 읽었다고 금방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단지 내가 그동안 마음 깊은 곳에서 잠재되어 있던 인식을 끄집어내어 잘못된 것 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동기는 심어준 것 같다.     

저자가 책의 내용에서 소개한 일화들 중에서 내가 비슷한 경험을 한 것도 있었다. 중학생일 때 무슨 로타리클럽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들을 고급스런 뷔페식당으로 초대하여 저녁을 사주고 생활비를 받은 기억이 있다. 그 때 내 처지가 창피하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지금도 감사하다. 하지만 저자가 썼던 것처럼 그렇게 도움을 주고 기념식을 함으로써 상대적 우월감을 가지는 것이 무슨 기부고 도움이냐는 말이다.     


기부나 도움은 아무런 대가없이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내가 이 만큼 기부하고 도움 주었으니 사진 같이 찍어도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병풍처럼 내세워 생색을 내는 것이 무슨 기부인지 모르겠다. 좋은 것은 널리 알리고 선한 영향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같이 동참 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도움은 안주는 것만 못할 것이다.      

그리고 위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월 얼마씩 장애인 단체나 불우이웃을 위해 돕는 사람들도 자기 집 옆에 장애인 시설을 들어서면 집값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반대하는 사람을 생각해본다. 자신이 힘들게 얻은 재산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너그러이 용인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몇 년 전 장애인 학교 짓는다고 할 때 그 시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무릎 꿇고 애원해야 되는 모습이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떠올랐다.      


하여튼 저자가 15살 때 방에서 밖으로 나와 장애인중학교, 일반고등학교, 그리고 일반대학교(서울대), 서울대 로스클을 거쳐 가면서 살아온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불안, 불편, 실패를 각오하고 계속 도전해야겠다는 울림을 받는다.     


나도 아무도 없는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혼자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현실에서 매일 이렇게 살아야 하는 회의감에 마음이 지쳤을 때 더 그렇다. 하지만 그런 희망사항을 실행하더라도 얼마나 가겠냐는 말이다. 희망을 실천에 옮겨도 몇 년 지나면 다시 세상과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럴 바에 지금 현실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을 인지하고 휴식과 버틸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차선책이라도 찾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차이와 차별을 구별하고 관용, 이해, 이타심 등의 말들을 많이 들었고 그렇게 좋은 말 들이 각자의 개인으로 깊숙이 들어오면 평소 생각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동권을 보장받기위해 시민들이 타는 지하철에서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시민불복종 운동이 제일 인상적이다. 지금은 조금 익숙해진 이동권이라는 말이 그들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각오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지하철역에 승강기가 설치된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을 볼 때 이 책이 많이 생각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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