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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과장 Mar 30. 2021

(생각)권태, 죄, 선한 의지

2018.06.10.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들르는 은행 출장소가 있다. 은행 경비원을 포함해서 총 4명이 근무한다. 들를 때마다 남자직원이든 여자직원이든 고객에게 친절을 베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한 환대를 받음이 직업상 자신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은행 직원을 무수히 봐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삼스럽다. 종일 다양한 고객을 응대하면서 그런 친절을 베풀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들의 직업 마인드를 추어올리고 싶다.


인간은 내 감정이 우선이 되고 싶은 이기적인 욕망이 누구나 있기에 자신을 내려놓는 선한 의지의 행동과 말은 타인을 감동하게 된다. 감동한 인간은 그 감동의 여운을 간직하며 타인에게 전파하려는 동기를 유발한다. 이런 반복된 선한 행동의 주고받음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작은 힘이 된다. 사명감이란 경찰관, 소방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여 사명감이 되고 책임감이 되며 내 직장이라는 주인의식이 된다. 그러한 마음 결심들이 역지사지 처지에서 생각거리를 안긴다. 


인간은 실천하기는 쉽지 않지만, 마음을 다하는 행동을 하고자 한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행동이 아니라 의무라는 당위성에 내 마음가짐을 다짐하고 올바로 고쳐 흐트러짐을 없애려고 한다. 외부고객이든 내부직원이든 내가 만나고 얘기하는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의지를 전달하여 다시 전달받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 얽혀있는 모두에게 배려, 존중, 이해라는 선한 가치를 주어야 한다. 이 돈 안 드는 태도가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을 미리 방지한다. 정성을 다해 타인에게 말과 행동을 해야 함에도 표정과 태도에는 내 마음이 아프니 당신에게는 친절하지 못함을 이해해달라는 상황을 종종 겪게 되면 마음을 다치게 된다. 찌푸린 인상, 냉소적인 말투, 당신은 귀찮은 존재라는 무언의 태도를 받는다면 이해의 정도는 한계에 부딪힌다. 그러한 일상을 자주 보고 듣고 느끼는 와중에 은행직원들의 태도는 내 생각을 긍정적으로 고무되게 한다. 반복된 업무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일관된 모습으로 상대방에게 정성 들여 대하는 태도 때문에.


누군가의 흔한 권태가 타인에게 깊은 상처가 된다며 그게 죄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 2017년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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