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시작한 도피, 도태 또는 도전
'중년 신입' 또는 '베테랑 신입'이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직장 경험을 통해 업무 숙련도가 있으면서 신입으로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출처 : 이모작뉴스(http://www.emozak.co.kr)] 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다소 젊은 나이의, 직장 경력이 있지만 다시 신입으로 입사지원하는 '중고 신입'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정성스레 이 용어를 설명하는 이유는 내가 '베테랑 신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4세다. 나는 그보다 조금 이른 나이인 올해, 자발적 퇴직을 했다. 몸이 무거워진 이 나이에 다시 주된 직장으로의 이직은 매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확실한 경로의 선택 없이 퇴사를 결심한 것이다. 현실을 자각하여 프리랜서나 계약직, 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방향을 생각했다. 회사에서 누구도 밖으로 나를 떠밀진 않았지만 나는 미세한 스트레스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해소되지는 않는 상황에서 어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가족들은 말렸지만, 내 또래의 동료들은 내심 부러워했던 퇴사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지금 받는 월급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난 그만두겠어.'라는 기세가 있었다.
그러나 퇴사를 결심하던 그즈음 공교롭게도 이직의 입질이 외부로부터 오고 있었다. 나는 내심 '이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를 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고 호기롭게 회사의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러나 퇴사를 한지 두 달이 되어서도 그 기회들은 더 앞으로 진전되지 않았다.
그리고는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 '베테랑 신입'의 기회가 크게 나누면 두 갈래 길에 서 있던 내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내게 손을 내민 그 기회는 공공기관의 계약직이었다. 나는 공공기관은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하고 어쨌든 공식적으로 나이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도전을 했다. 물론 공공기관의 낮은 임금도 알고 있었기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덜 소모할 수 있는 가능한 집과 가까운 곳에 지원을 했고, 나는 합격을 하게 된 것이다.
이 합격의 결과가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데려가게 될지 모른다. 그것이 성공적이던 실패던 나는 분명히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 이제 내 이 경험을 나와 비슷한 선택을 고민하거나, 로망처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나누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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