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팩의 대출력 - 강연옥
부동산 관심 있는 사람은 죄다 안다. 요즘 메타가 똘똘한 한 채라는걸. 그래서 영끌하는 사람도 많다.
<영끌로 집 사는 과정>
1. 원하는 동네에 살고 싶은데
2. 가진 돈이 부족하면
3. 빚을 내서 사면 됨
솔직히 빚 안 내고 집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냥 일반적인 집 매수와 영끌의 결정적 차이는 이것이다.
-그냥 집 사기: 적당히 빚 냄
-영끌: 최대한 빚 냄
이 책은 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부동산 대출 도서 중 단연 으뜸이다. 저자는 이름만 대면 아는 1금융권 은행에서 10년 이상 일했다. 실전 부동산 투자도 한다. 그래서 잘 읽힌다. 책상에서 서류만 가지고 씨름하는 사람하고는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자의 필력도 좋아 책이 술술 읽힌다.
다만, 이 책에서 안 알려주는 딱 하나의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영끌하고 나면, 나는 어디 살지?"
사실, 실거주는 영끌이 아니다. 나라에서 다 안전장치 걸어놨기 때문이다. LTV든 DSR이든 거품 안 터지게 미리 막아놨다는 거다. 그래서 실거주하는 사람들은 영끌을 하고 싶어도 실천하기 힘들다.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돈을 빌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책에서 알려주는 영끌은 다르다. 이걸 하려면 일단 내 집에 내가 못 산다. 세입자를 앉혀야 한다. 보통 세입자를 앉히면 대출을 못 일으킨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다. LTV와 DSR만 허용한다면 후순위로도 충분히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책에선 한 술 더 떠서 대출을 먼저 놓고, 그다음에 세입자를 놓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그걸 실현하려면 부동산 사장님의 협조가 999999% 필요하다. 부동산 소장님이 안 도와주면 대출의 신이 와도 답이 없다. 이런 디테일은 부동산 초심자들은 알 턱이 없다.
모든 난관을 뚫고 '영끌'에 성공했다 지차,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내가 산 집에는 남이 살고 있다. 그럼 난 이제 어디서 살지?
1. 부모님 집에 살거나
2. 대출 내서 전세로 살거나
3. 노숙하거나(ㅠㅠ?)
대부분 2번을 선택할 것이다. 전세자금대출 말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당신이 영끌을 했다면, 그 집은 아마 규제지역에 있는 비싼 집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 전세자금 대출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당신은 DSR을 최대로 뽑아먹었을 것이다. 아마 월급의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보탤 것이다. 이 상황에서 또 전세자금대출 이자를 낸다고? 그게 되면 이미 '영끌'은 아닌 것이다. 아직 여유가 남았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나는 '영끌'보다는 '반끌'을 추천한다. 나라에서 설정한 DSR까지만 빌리는 거다. 반만 빌린다는 의미로 '반끌'이다. 1금융권이면 40%, 2금융권이면 50%까지만 빌리는 거다. 남은 여력은 리스크 관리에 투자하자. 물론 이렇게 하면 상급지에 더 늦게 도착할 거다. 그래도 어떤가. 100세 시대라는데...
당연히 반끌을 할 때도 대출력(대출을 잘 활용하는 능력)은 필수다. 이 책, <플팩의 상급지로 가는 대출력>은 대출력을 기르는 데 매우 좋은 가이드북이다. 집 살 계획이 있는 사람은 꼭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당연히 매수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읽어야 한다. 세금이랑 대출은 원래 도장 찍기 전에 알아보는 거다.
그럼, 오늘도 원리금 갚으러 열심히 일해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