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부동산 좀 해본 사람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나랏님에 맞서는 순간 골로 간다는 것을. 우리 다시 2020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때 분명 나랏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다주택자 맴매 들어갑니다^^"
나랏님께선 규제지역에 2주택부터 바로 8% 취득세를 먹여주셨다. 비규제지역엔 3주택부터 맴매를 가했고.
그런데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땐 집만 사면 다 오를 것 같은 분위기였다. 8% 취득세 물더라도 더 먹겠다는 마음으로 다주택자를 향해 꾸역꾸역 달려가던 사람들이 많았다.(물론 나도 그랬다ㅠ...)
하지만 우리는 결말을 안다. 그 적폐들(?) 거의 나락 갔다... 집값이 더 오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아이고,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단 계산하기 쉽게 5억짜리 아파트로 계산을 해보자.(6억 이하 아파트여야 계산하기 쉽다.)
상황1) 5억 아파트를 산 두 사람
-A 매수자(다주택자): 취득세 4,000만원(8%)
-B 매수자(무주택자): 취득세 500만원(1%)
지방교육세, 복비, 법무비 같은 건 다 뺐다. 그냥 담백하게 1% vs 8%로 비교했다. 그래야 뇌가 덜 피곤하다. 자, 이제 5억에 샀던 그 집 시세가 오른 거다. 2년 사이 3천만원 올랐다고 가정하자. 둘 다 웃을 수 있을까?
-A 매수자(다주택자): 아직도 1천만원 손해임(5.4억은 되어야 본전)
-B 매수자(이제 1주택자겠군): 5억에 샀던 집이 5.3억이 되었다. 1주택자라 양도세도 안 낸다. 집 살 때 냈던 부대비용 제외해도 2천만원은 남긴다.
취득세 중과가 무서운 게 바로 이것 때문이다. 진짜 게임은 양도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 단지 시세가 조금만 오를라 치면? 바로 1주택자들이 매물을 또 내놓는다. 전국적인 불장이 오지 않는 이상 다주택자는 엑싯하기 쉽지 않다.
물론 나도 이 함정에 빠졌었다. 하지만 워낙 싸게 샀던 덕분에 대일밴드 하나 붙이는 정도로 엑싯할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어후... 상상도 하기 싫다.
암튼, 이게 바로 전국에 '똘똘한 한 채'가 유행한 근본적 원인이다. 지방 부동산이 나락 간 이유도 이것이고. 결론은 하나다. 나랏님에 맞서면 안 된다. 개인 투자자는 국세청과 시군구청 세무과를 절대 못 이긴다.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도 전세입자보다 순위가 빠른 게 국세청이다. 국가는 자기 손해 보는 짓 절대 안 한다.
그런데, 그런 나라에서 손해(?)보는 상품을 내놨다. 그건 바로 '연금저축'과 'IRP'다.
1.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책임 있음
2. 근데 꼴을 보니 국민연금으로 국민 노후 100% 커버 불가능
3. 지금 세금 혜택 팍팍 줄 테니, 제발 개인적으로 연금 대비 좀 해주세요 엉엉
다시 한번 말한다. 국세청이 혜택 주는 건 무적권 먹어야 한다. 나랏님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하면 안 되고, 하라고 하는 건 필히 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5년째 연금저축 맛나게 먹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연금저축 계좌에 모은 돈은 3,690만원이다. 물론 이건 사이버머니다. 연금저축펀드에 넣은 순간 저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은퇴할 때나 만져볼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얼마 넣어서 얼마 수익이 난 걸까?
<나랏님이 허락한 한도만큼 꽉 채워 넣음>
-2021년: 400만원
-2022년: 400만원
-2023년: 600만원
-2024년: 600만원
-2025년: 600만원
5년간 2,600만원을 넣었다. 그런데 잔고는 3,600만원이란다. 천만 원이 어디서 난 걸까?
범인은 얘네 둘이다. SnP500 하고 나스닥100이다. 2021년에는 나름 책 읽고 '6:4'니 '영구'니 '올웨더'니 따라 해봤다. 그런데 머리 아프더라. 나는 생업이 있는 사람이다. 근무시간에는 차트 확인은커녕 매수 버튼도 못 누른다. 그래서 그냥 가장 유명한 걸로 2개만 골랐다. 그랬더니 자기 알아서 무럭무럭 자라더라.
"그나저나, 나중에 타먹을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연금저축에 돈을 넣을 땐 별로 걱정할 게 없다. 그냥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타먹을 때가 문제다. 30년 뒤에 연금 수령할 땐 어떻게 해야 하지? 그때도 분명 무슨 절차가 있을 텐데? 그냥 아무렇게나 타먹으면 되나?
"아무렇게나 먹으면 안 돼요^^;;"
이 책의 저자인 박곰희께서 친절하게 말씀해 주신다. 이게 <연금 부자 수업>의 차별점이다. 이 책에는 연금을 타먹는 그날에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와있다. 다른 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내용이다.
30년 뒤, 그러니까 60대 후반의 나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의 리뷰를 마친다.
<30년 뒤에 내가 해야 할 일>
1.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금보험료 등 소득 세액 공제 확인서' 발급받기
2. 증권사 앱에서 '연금 개시' 눌러 신청하기
3. 해당 계좌는 '연금 출금' 계좌로 바뀜. 이제 그 계좌에는 추가 납입 못함. 만일 연금저축 더 넣고 싶으면 새 계좌 파기
4. 세액공제 혜택받았던 '연금저축펀드' + 'IRP'는 하나로 합치기(연금저축 계좌로 엎기)
5. 연간 연금수령한도 안 넘게 조심하기(2025년 기준 연 1,500만원)
6. 월배당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변경하기
<월배당 중심 포트폴리오 예시>
-국내주식: PLUS 고배당주 25%
-국내채권: RISE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25%
-미국채권: TIGER 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H) 25%
-미국주식: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25%
7. 나는 교사니까 공무원연금으로 정액 수령액 확보
8. 개인연금은 '정률 수령'으로 마르지 않는 샘물 전략 유지하기(자산의 4% 정도만 빼먹으면 원금은 까먹지 않고 수익률로 커버하며 무한 인출 가능할 수도.. 노벨재단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