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피드백의 기술>
여러분도 '직장 내 빌런' 하나쯤은 가지고 계시죠?ㅎㅎ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ㄸㄹㅇ 총량의 법칙이라는 거요. 내가 속한 그룹에 ㄸㄹㅇ가 한 명도 없다? 그러면 본인 자신이 그 주인공이라는 법칙요.
저도 매년 빌런을 만나왔습니다. 그나마 빌런이 상사일 때는 괜찮았어요. 제가 다 맞추면 됐거든요. 저는 상명하복 꽤나 잘 하는 스타일입니다. 까라면 까는 것도 잘 하고요. 사실 그게 시간을 가장 아낄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어차피 상사는 답정너잖아요.
하지만 문제는 후배가 빌런일 때 발생합니다. 이거는 정신적 대미지가 너무 크거든요. 조상님들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진 못했는지, 이에 어울리는 말도 없습니다. '상명하복'은 있어도 '하명상복'은 없잖아요.
게다가 문제는 이 후배가 나보다 나이가 많을 때 더 심해집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나: 경력 12년 차. 37세. 남자
상대: 경력 3년 차. 52세. 여자
당연히 가상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제가 근무하는 곳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만약 후배님께서 뇌절하는 요구를 저에게 한다면?
Case1
나: 후배님의 요구가 왜 이치에 맞지 않는지 근거 자료를 들어 찬찬히 설명함
후배: 자신의 무지를 뉘우치고 나에게 사과함
=> 이런 경우는 거의 없음. 애초에 이런 사람이었으면 첨부터 그런 뇌절하는 요구를 안 함
Case2
나: 후배님의 요구가 왜 이치에 맞지 않는지 근거 자료를 들어 찬찬히 설명함
후배: 어린놈이 경력 좀 많다고 따박따박 대꾸하네?
나: 아니 그게 아니라 이 규정을 좀 보세요
후배: 지금 소리 지르는 거예요?!
나: 아니 제가 언제 소리 질렀다는 거예요! 소리는 후배님이 먼저 질렀잖아요!
후배: 흑흑 나 늦게 들어온 것도 서러운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넘이 날 괴롭히네 엉엉
(이후 나는 뒷담 Ozi게 까이고 가루가 된다)
Case3
나: (설명할 힘도 없다) 죄송합니다...
후배: 담부턴 신경 좀 써주세요.
어떤 방법을 쓰든 뒤가 구렸습니다. 그래서 책을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최근에 이 책을 추천했거든요. 기대하고 읽어봤죠.
책에는 여러 전략이 나왔습니다. 근데 마음에 와닿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전부 '상대가 논리적일 때' 쓸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실에 그런 게 어딨나요? 빌런에겐 논리가 통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생각', '자기 기분'이 헌법이에요.
하지만 이 책이 마중물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이 책 덕분에 뇌가 활성화되었거든요. 그래서 나름의 해결책을 고안해 보았습니다. 다음에 후배 빌런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요.
<다음에 후배 빌런을 만난다면?>
01 일단 '메모'한다.
=> 빌런이 현재 '불편한 것' + '바라는 점' 메모
02 즉시 반박하지 않는다.
=> '맞는 말'은 '처맞는 말'이다. 논리로 이기려고 하지 말자
03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최대한 고려해 보겠습니다."라고 일단 응대한다.
=> 열린 결말로 남기기
04 들어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들어준다
=> 얄밉지만 어쩔 수 없다. 나부터 살고 보자..
05 but 규정에 어긋나는 걸 해달라고 하면?
=> 어쩔 수 없다. 더 상급자에게 SOS를 치자
<절대 금지 5가지>
01 고성 금지
02 한숨 금지
03 씩씩대기 금지
04 눈으로 욕하기 금지
05 팩트로 때리기 금지
이게 제가 찾은 해결책(?)입니다.
여러분도 나름의 해결책이 있으시죠..?ㅠㅠ
해결책 공유해 주시면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살려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