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9일 미국 오리건주의 버거킹 매장이
실제로 불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화재 현장 사진을 그대로 광고 이미지로 사용하고
Flame-grilled since 1954라는 카피 하나만 넣었다.
1954년부터 지금까지 직화라고.
이 와중에도 직화를 생각했고, 지금도 직화다.
라는 의미의 내포를 짐작할 수 있다.
화재라는 불운을 '직화'라는
자신들의 정체성 각인으로 기발하게 역전시켰다.
직화로는 우리를 따를자가 없다는 고수의 이미지 획득이 그것이겠다.
미정이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지 않는다.
눈이 마주치면 오~!라는 감탄사가 인사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일단 오~! 라며 영혼 없는 리액션을 한다.
그런데 진심으로 리액션할 때도 오~!라고 하기에
영혼 없음과 진심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광고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오~! 그리고 잠시 후 또 오~!! 또 잠시 후 또 오~!!! 또 잠시 후 오~!!!! 라며
네 번의 크레셴도 리액션을 했다.
그중에 최소 하나는 분명한 진심이었을 거다.
그리고 미정이는 교통사고로 팔 하나를 잃어 장애인이 되었지만,
장애인 최초로 피트니스 대회에서 우승한
보디빌더 김나윤 씨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는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불운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 당할 일이 아니라
디딤돌로 삼거나 더 나음으로 변모하는데 활용할 일이라는 걸
서로의 내면에서 내면으로 공유하며 공감한 듯했다.
그런 미정이의 리액션을 보고
이 광고가 힘이 있다고 느꼈다.
나의 단점 혹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운한 상황들은
불타는 버거킹처럼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힘.
그래서, 이 광고를 몰랐던 사람들이 이 광고를 보면
미정이 처럼 오~! 하며 리액션을 하고,
불타는 버거킹의 역전 메시지를 어떻게든 움켜쥐고
뭔가 좋지 못한 상황을 이겨내는 데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전화위복이라는 흔한 메시지가
흔치 않은 위력을 발하길 바라며.
불맛을 아주 매우 좋아하는데
직화로 쇠고기 패티를 굽는다 하니 먹어 보고 싶다.
불맛을 느끼며 전화위복에 대해 생각해 보면 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