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의 열정은 누구에게나 뜨겁습니다.
우리가 만든 SaaS 서비스는 명확했고, 고객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의 흐름이 내 눈앞에서 또렷하게 보였고, 매출이 오를 때마다 우리는 확신을 갖게 되었죠. "일한 만큼 성장한다"는 경험은 그 자체로 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체가 찾아왔습니다. 고객은 여전히 있고, 제품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었지만 성장은 멈췄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여전히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시장은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장 무서웠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무반응의 시간. 침묵처럼 느껴지는 정체. 그것은 단순한 실패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는 실행력의 부족이 아니라 방향성의 상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기능을 고치고, UI를 개선하며, 마케팅 채널을 늘리는 등 수많은 개선 작업을 했습니다. 고객 피드백도 분석했고, 신규 유입 경로도 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저는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열심히 하면 결과가 온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확실해졌습니다. '생존의 기술'은 갈고닦고 있었지만, '방향감'은 먼지 쌓인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성실했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나침반 없이 움직이는 항해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방향감이란 지금의 서비스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힘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조차도 내가 왜 이 서비스를 계속해야 하는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저 매출의 논리와 생존의 방어선만 이야기하고 있었지, 시장을 다시 설계하는 창업자의 언어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실행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경쟁력이 저하된 것이었습니다.
방향을 잃은 창업자가 해야 할 첫 질문은 아주 근본적이어야 했습니다.
- 우리는 누구를 위한 SaaS를 만들고 있는가?
-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가?
- 왜 이 서비스를 지금도 계속해야 하는가?
- 이 사업이 성공한다고 해서 나는 진정 행복한가?
표면적으로는 간단한 질문 같지만,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미션'을 포장하는 슬로건이 아니라, 진짜 나의 동기, 우리 팀의 존재 이유를 다시 꺼내야 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내가 왜 이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지 다시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느꼈습니다. 방향 없는 실행은 언젠가 고갈되고, 목적 없는 반복은 정체를 낳는다는 것을. 과거에 어떤 전략이 통했더라도, 지금은 다시 '왜'로 돌아갈 시간이었음을.
지금 우리는 '정체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실패나 둔화가 아니라, 방향을 재정립하라는 강력한 시그널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다시 묻고, 다시 정의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시장의 구조를 다시 해석하며, 서비스의 존재 이유를 재설계하는 중입니다. 이는 단순한 피벗이나 리브랜딩이 아닙니다. 클라우다이크가 쌓아온 기술력과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실험입니다.
오늘날 SaaS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고객의 기대치는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리더십이란 단순히 방향을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이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기술과 데이터를 연결해 더 넓은 시장을 탐색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집중하고 있는 리더의 역할입니다.
클라우다이크는 지금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하는 리셋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역시 창업자로서 다시 업데이트 중입니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오늘의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다시 묻고, 다시 설계하고, 다시 연결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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