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름, 바다를 따라 달리다(블루라인 해변열차에서)
폭염의 숨결이
골목마다 눌어붙은 날,
나는 송정에서
바다를 따라 달리는
푸른 열차에 올랐다.
창밖엔
한 점 구름 없는 하늘 아래
햇살에 반짝이는 파도,
그 위를 걷는 듯한
희미한 열차의 흔들림.
엄마 손을 꼭 잡은 아이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
말소리조차 설렘이 된
여행자들의 웃음이
차창에 스며든다.
바다는
쉼 없이 물결을 안겨주고,
해변은
모래성 쌓는 아이들을 품어준다.
부서지는 물살 위로
쏟아지는 햇살마저
숨 막히도록 눈부신
한낮의 바다.
나는 말없이 바라본다
저기, 파도 너머에서
반짝이며 손 흔드는
한 여름의 기억들.
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마음 하나
가슴속 깊이 스며든다.
열차는 바다 곁을 스치고,
나는 그 속에서
조용히 계절 하나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