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 햇살통통의 일상 그리기

#4. 여름, 바다를 따라 달리다(블루라인 해변열차에서)

by 햇살통통

폭염의 숨결이

골목마다 눌어붙은 날,

나는 송정에서

바다를 따라 달리는

푸른 열차에 올랐다.


창밖엔

한 점 구름 없는 하늘 아래

햇살에 반짝이는 파도,

그 위를 걷는 듯한

희미한 열차의 흔들림.


엄마 손을 꼭 잡은 아이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

말소리조차 설렘이 된

여행자들의 웃음이

차창에 스며든다.


바다는

쉼 없이 물결을 안겨주고,

해변은

모래성 쌓는 아이들을 품어준다.


부서지는 물살 위로

쏟아지는 햇살마저

숨 막히도록 눈부신

한낮의 바다.


나는 말없이 바라본다

저기, 파도 너머에서

반짝이며 손 흔드는

한 여름의 기억들.


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마음 하나

가슴속 깊이 스며든다.


열차는 바다 곁을 스치고,

나는 그 속에서

조용히 계절 하나를

품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