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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Aug 29. 2024

촌개구리의 삶 (23)

신지애선수는 현재진행형


지난 일요일에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2024 LPGA AIG 위민스 오픈 파이널 라운드를 시청했다.


골퍼들이 꼭 가보고 싶은 '골프의 성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렸는데 링크스 코스의 매서운 바람과 무시무시한 항아리 벙커가 늘 애를 먹이는 코스라 시청하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우리는 폭염에 열대야로 땀을 많이 흘리는데 대회에 참석한 선수들은 한겨울처럼  털모자에 워머까지 장착해 추위와 싸우는 모습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최근 LPGA대회에서 부진한 가운데 이번에는 3라운드 결과 Top 10에 3명이나 이름을 올렸고 신지애 선수가 1타 차 단독 선두라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응원했다.


손에 땀을 쥐며 파이널라운드를 시청하는데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탈출이 어려운 벙커와 깊은 러프, 까다로운 그린에서 세계 1위 넬리코다도 14번 홀에서 한순간 더블보기로 무너지는 것을 보며 정말 어려운 코스라고 생각했다. 


18홀 내내 선두권이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알 수 없는 우승경쟁에서 2주 전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고 선수가 끝까지 집중하고 인내하며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 동화 같은 이야기로 역전 우승했다.


내가 응원했던 신지애선수는 2타를 잃고 공동 2위로 대회를  마무리해 진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지난해 US오픈 공동 2위에 이어 또 한 번 건재함을 전 세계에 알렸다.


신지애선수는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박세리키즈로 골프에 입문하여 한국, 미국, 일본 기타 투어 포함 65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기록 보다 내가 신지애선수를 좋아하다 못해 존경하는 이유는 16살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려운 가정형편과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여 다들 은퇴하는 36살 나이에도 계속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지애선수는 늘 싱글싱글 웃는 얼굴에 당당하고 힘차게 걷는 모습도 보기 좋고 보기를 하면 더블보기 안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이고 강한 멘털 때문에 더 좋아한다.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은 은퇴를 빨리 하는 편인데 최경주선수처럼 신지애선수를 오랫동안 필드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욕심인가...


하여튼 4일 동안 잠시 더위를 잊고 로망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쳐준 선수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인경선수(36)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마지막 날까지 당당하고 멋진 플레이로 감동을 준 신지애선수에게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사진출처: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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