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

그 애잔함에 대하여

by 흐린 뒤에는 맑음

힘들다는 표현은 다분히 감정적이다.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그 사람마다 느끼는 힘듦의 정도는 다 다르다. 한 사람의 힘듦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고, 시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몹시 상대적인 개념인 것이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너는..."으로 시작하는 대사가 좋은 결실을 맺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비슷한 푸념에 흔히 등장하는 표현으로, "열심히 하다"가 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로 시작되는 외침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는 그래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가부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고 할 때에는 외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든지 안 힘든지가 전적으로 마음속에서 정해지는 것과의 가장 큰 차이이다. 열심히 하는지 아닌지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볼 수도 있고, 비교당할 수도 있다. 말과 실질이 부합할수록 설득력을 얻는 화법이긴 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보통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왜 이런가의 맥락으로 많이 쓰이는 점을 고려할 때, 열심히 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열심히"와 "제대로"는 전혀 별개의 개념으로서, 교집합인 상황이 제일 아웃풋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한다는 것에 대한 갈망이 수많은 비법과 사기를 낳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힘들다고 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이 슬픈 상황. 참으로 애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