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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 산책

마음이 편해지는 제주 서귀포의 보물 찻집

서홍정원을 그리다

by 논이

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걷다

우연히 마주친 서홍정원.


운치 있게 쌓은 편편한 돌계단 위로

커다란 감나무와 꽃화분들이 줄지어

제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아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예쁜 찻집이었습니다.



마침 그날 예정된 일정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홍차 한잔 시켜 마시기로 하고

싱그러운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창가에 놓인

하얗고 둥근 테이블 앞에

다가가 앉았습니다.


홍차를 진하게 타서 마시면 밤잠을 설치는

예민한 몸뚱이를 지녔기에

살짝 우린 티백을 주전자 밖으로 내놓고

차가 식기만을 기다립니다.

투명 유리 주전자 안에서

붉은 기 도는 갈색으로 우러나온

얼 그레이의 빛깔이 더욱 감미로워 보입니다.


오전부터 손님들로 가득 찬 테이블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 나오고

커피 향 그윽한 주방에선

분주한 손길로 커피를 내립니다.


밖에 놓인 화분에

흠뻑 물을 주던 직원들이 가게로 들어오고

감나무와 가까이 놓인 하얀 야외테이블에

하얀 강아지와 함께 온 손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꽃화분을 구경하던 제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

집사에게 허락을 구하고 만지며 재밌게 놀다

이제 갈 시간이 되어

뜻하지 않게 접한

무릉도원 같던 서홍정원을 뜹니다.


제주의 감귤빛 햇살에

주황색으로 익어가던 감이

기억 속에 정겹게 자리한

푸르른 가을날의 짧은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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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제주도 서귀포시 서홍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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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서 살 때 방문한 서홍정원을

천천히 그려봤어요.

방문하고 그다음 해 봄에 펜드로잉을 시작해

1년이 지나 발리에서 채색을 하고

호주에서 마쳤습니다.


서홍정원펜.png
IMG_6192.JPG 종이 위에 혼합재료(방수펜, 수채물감) 논이 그림. 피그마 마이크론 워터프루프 005, 01, 홀베인 수채물감, 아르쉬 수채화지, 바바라 수채용붓, 루벤스, 화홍 붓 사용


징그럽도록 게으르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림쟁이의 그림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그림 보러 놀러 오세요!


인스타그램 @nonichoi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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