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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묘사하기

by 쥬링

구름의 앞 열과 뒷 열이 교차로 지나가고 있었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으니까, 꽤 빨랐다고 할까나. 앞 열의 흐트러진 구름은 얇게 찢어서 넓게 펼쳐낸 솜사탕 같았고, 뒷 열의 구름은 생크림 요거트(소와나무에서 나오는 요플레)처럼 점도가 있어 보였다. 고성 끝자락 바다의 맑은 물처럼 하늘은 하늘의 색을, 그 고유함을 맑게 드러내었다. 구름은 어딜 지나가는 길이었을까. 단풍놀이를 하러 가나?

오늘 입은 잠옷에는 미키마우스가 네온사인 컬러로 그려져 있다. 초록, 하양, 분홍, 노랑 그리고 파랑. 색은 절대 자연을 담을 수 없구나.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처럼 만들어내는 것, 그럴듯함. 그게 바로 예술이구나. 언젠가 하늘에 덮여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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