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온 우주가 된 나
지금으로부터 4년 6개월 전, 나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남매 쌍둥이 아이들을 만났다. 2주간의 조리원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아이들이 집으로 왔을 때, 나는 믿기지가 않아서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한참 동안이나 들여다보곤 했다. 친정이 멀어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한동안 나 홀로 육아를 감당할 때 드는 마음은 미안함이었다.
"엄마가 몸이 하나라서 한 명만 안아줘서 미안해. 동시에 우유를 주지 못해 미안해." 미안한 만큼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의 최대치를 끌어내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은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겨운 시간이기도 했지만, 행복을 꾹꾹 눌러 담아도 넘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사랑을 듬뿍 받고 자신만의 속도로 무럭무럭 자라 갔다. 어린이집을 가면서 아이들과 떨어지는 시간도 생기고 이제는 쫑알쫑알 말도 시작해서 쫑알대는 아이들의 귀여운 입모양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내가 주는 사랑이 다였던 것 같은데,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도 마음을 표현했다.
엄마가 최고로 좋아.
이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엄마는 아이들의 온 우주라고 하던데 정말 그렇구나.' 탯줄은 이미 잘려나갔지만, 탯줄보다 더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는 나와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는 나의 성향을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최고로 좋다고 말하며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못해줄 것이 없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른다. 아마 평생 모르지 않을까. 그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살아가는 이것이 의미 있다. 나에게 무언가가 돌아오지 않아도 말이다. 이제 막 움튼 씨앗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양껏 물을 부어주듯 아이들에게 사랑을 담뿍 주는 것이 가장 큰 나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방문을 닫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날이 오기 전에, 좋은 사람을 만나 나의 손을 떠나가는 날이 오기 전에, 나에게 마음 가득 사랑표현을 해주는 아이들을 꼭 끌어안고 사랑해 주어야지. 내 모든 마음을 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