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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창을 찍을까?

by na지윤서

얼마 전 이응노미술관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 창을 찍은 사진 여러 장을 발견했다. 사진을 보며 문득 나는 어떤 공간에 가든 어김없이 창을 찍는구나 생각했다.



나는 왜 늘 창을 찍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 창을 찍는 심리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싶어 구글 검색창에 '창을 사진으로 찍는 심리'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AI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창을 사진으로 찍는 행위에는 여러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풍경을 기록하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감정, 기억, 그리고 정체성을 사진에 담으려는 무의식적인 욕구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심리적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억과 추억의 기록: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 경험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기록함으로써, 그 기억과 감정을 되살리고 보존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풍경이나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2. 감정의 표현: 창밖 풍경은 때로는 개인의 내면세계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찍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표현하고 타인과 공유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맑은 하늘을 찍는 것은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고, 비 오는 풍경을 찍는 것은 우울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3. 자기 인식과 정체성: 셀카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찍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시선을 담은 사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확인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예술적 표현과 창의성 발휘: 사진 촬영은 단순한 기록 행위를 넘어 예술적인 표현의 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포착하고 구도를 잡는 행위는 창의성을 발휘하고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소통과 공유: 사진은 타인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욕구가 작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창 사진을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1. 창문 너머의 세상에 대한 동경: 창은 현실과 비현실, 또는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구분 짓는 경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은 때로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투영하기도 합니다.

2.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이나 계절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게 만듭니다. 창 사진은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고, 삶의 순간들을 의미 있게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3. 사진 촬영 자체가 주는 심리적 안정: 사진을 찍는 행위는 일종의 몰입과 집중을 유도합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들을 잊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게 되므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창을 사진으로 찍는 행위는 단순한 기록 행위를 넘어 다양한 심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 감정, 기억, 그리고 정체성을 담아내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으며, 예술적 표현의 수단이자 소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꽤 그럴싸한 답변에 좀 놀랐다.


구체적인 심리 요인 다섯 가지 중에서는 세 번째 답변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셀카를 찍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창을 찍는 행위가 셀카를 찍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니 나도 셀카를 찍고 있었던 거구나 싶었다.


추가적인 세 가지 요인 중에서는 첫 번째 답변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을 '근사하다' 생각하며 찍은 적이 많은데 그 속에는 동경과 탈출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니 창을 찍는 행위가 내게는 해소의 도구로 쓰였나 보다 싶었다.


오랫동안 창을 찍는 행위를 해왔으면서도 그 행위에 대해 궁금증을 품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오랫동안 나를 궁금해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그 누구도 아닌 내게 궁금증을 품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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