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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

by na지윤서

지나영 선생의 영상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게 무언지.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받는 느낌'이다.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수 있을 거라는 열망에 아이 갖기를 몹시 원했던 지나영 선생은 다음과 같은 어머니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고 낳는 것이다."


지나영 선생과 마찬가지로 이 말은 내게도 충격이었다. 나 역시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고만 생각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잘'은 다양한 문화를 맛보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였다. 아이들과 함께 책과 음악, 그리고 그림이 있는 다양한 장소를 찾아 거리를 누빈 것은. 그런데 '사랑하려고 낳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깨달았다. 정작 사랑하는 것에는 무심했음을.


사랑하는 것은 별 것이 아니다. 사랑받는 느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다. 집을 나설 때마다 잘 다녀오라 등을 토닥여주고, 어두워지면 마중을 나가고, 느린 발걸음에 보폭을 맞춰주고, 맛있는 반찬을 밥 위에 올려주고, 당장의 내 할 일보다 아이의 할 일을 살펴주고, 아이의 말을 귀담아 잘 들어주고, 자그마한 성취에도 팔불출처럼 기뻐해주고....


아이들은 그런 사소한 것에서 사랑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게 분명한데도 그런 일에는 무심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사랑에 젖어들게 하지 못한 안타까운 지난날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 해주었으면 좋았을 그 일을 뒤늦게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그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식은 잘 키우기 위해 낳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낳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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