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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레이씨 Oct 20. 2020

서울 공화국에서 지방러로 살아가기

서울 인구 970만 시대, 지방러의 삶은

 '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게 큰 스펙이다' 이런 말, 어렸을 땐 몰랐다. 서울은 그냥 우리나라 수도. 사람이 엄청 많고 모든 것이 다 있지만 공기가 안 좋은 곳.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보니 저 말이 맞았다. 서울에 태어난 건 분명한 스펙이었고 나의 거주지가 지방에 있다는 건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되었다.


  고등학교 입시 시절 소위 말하는 ‘인서울’이 목표였다. 서울에 가는 것이 입시에 성공한 것이고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학에 가는 것이 내 인생의 앞날을 창창히 열어줄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시에서 보란 듯이 실패했고 인서울의 꿈은 날아가버렸다. 수능을 당일 문제를 풀며 ‘아, 이건 망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능 성적표가 나왔을 때 좌절하지도 않았지만 지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왔다.


 수능 성적표를 받고 친구들은 비슷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인서울 사립대와 지방 국립대를 두고 고민했다. 등록금 차이가 3-4배라며 국립대에 가겠다는 친구들과 그래도 인서울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어느쪽이 더 많았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인서울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 4년을 지방에서 보내고 그때를 돌아보면 인서울 한 친구들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이름, 명문대 이런 부분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인서울은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당연히 취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지방에는 워낙 일자리가 없으니.. 대부분의 취준생이 그렇듯 나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지 못했고 본가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가고 싶어 했던 건 온전히 내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주어진 상황 때문에 심긴 사회적 생각이었을까? ‘서울로 가고 싶다’가 아니라 ‘서울로 가야만 해’는 아니었을까?

 그래서 지방에 2n년간 살면서 느낀 것들, 생각한 것들, 경험한 것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누군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또 누군가에게는 노력해야만 얻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서울살이와 지방살이는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이 무조건 좋다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방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본 서울을 이야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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