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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정말 괜찮니?

나의 마음은 어디쯤일까

by 소원상자

“너는 괜찮니?”

이 물음은 타인을 향한 위로의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깊은 고독 속에서 나에게로 향하는 회문의 시작이다.

우리는 늘 ‘괜찮음’이라는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이 나를 현실에 묶어두는 사슬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SNS의 미소와 필터 속에서 ‘괜찮은 사람’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정작 그 안에서 자신에게 묻는 일은 점점 사라진다.

“나는 정말 괜찮은가?” 이 물음은 알고리즘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오직 나만의 질문이다.

‘괜찮아야 하는 세상’ 속에서 괜찮지 않은 나를 드러내는 건 일종의 저항이 된다.




"괜찮아?”

하지만 그건 대개 인사말이고, 세상은 그 질문의

숨은 속뜻인 "네 마음은 지금 어디쯤이니?"라는

더 깊고 더 느린 질문을 미처 묻지 못한 채 바쁘게 지나간다.




“너는 정말 괜찮니?”

그 질문은 마치 어둑한 방 안에 작은 등불 하나가 켜지는 느낌이다.

‘괜찮다’고 말하는 건 간단하다.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여도 세상은 다시 굴러가고 질문하던 사람들은 흐릿해진다.




하지만 진짜 괜찮음은 그런 방식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그건 오래된 우정처럼, 꽉 찬 편지들로 살살 눌러가며 조심히 열어야 겨우 열리는 서랍처럼

한 번에 열리지 않는 마음의 장치들이 천천히 열린다.




나는 아직 살아 있고,

아직 무너지지 않았고,

견딜 만큼이라면 무너짐도 감당해보려 한다.

“너는 정말 괜찮니?”

나는 오늘, 이렇게 대답해 본다.

“괜찮아지려고 노력 중이야.”

이것은 나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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