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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Aug 19. 2022

호주 간호사 되기 위한 우여곡절 2.

차별 극복하기.

학교 수업 중에는 피피티 발표 수업이 꽤 있다.

조별 발표, 개인 발표 등.


이런 수업의 팁은, 팀원을 잘 만나라!!이다.


내가 했던 방법은 일단,

1. 가장 똑똑하고 착하게 보이는 친구 옆에 앉는다. (착해 보인다= 레이시즘이 없는 얼굴..ㅎㅎ 어렵나요? ㅎㅎ)

2. 뒷자리 보단, 앞자리 주변이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좋아하기도 하고, 또 하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 많다.

3.  조원이 되고 나서 너무 앞서서 나가지 말고, 친구들 페이스를 봐서 같이 걸어 나가는 방법이 좋다.


여하튼, 조원을 잘 만나서 조별 과제는 잘해 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과제 하나를 제외하고는.


그날 난 조원을 구할 때, 그날 조를 만든다는 이야길 듣지 못하고, 뒷자리에 앉는 실수를 범했고,

공부를 못하는 애들은 아니었으나 세상 공주 같은 애들 둘과 함께 조별 과제를 해야만 했다.


아…. 이거 느낌이 너무  쎼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객관적으로 봐도 이뻤고, 공주과 아이들이었다.

전형적인 내가 최고

너는 외국인?


일단 수업이 끝나고, 과제 분량을 정하고, 발표 순서를 정하려고 만나는데도,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중 한 명은 곧 있을 자기 약혼식 (호주 애들은 좀 일찍 결혼하는 편)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 했고,

자기의 큰 약혼반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했기에,

그런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분량을 겨우 정하고 일 차 만남을 가지기로 했는데,

일차 만남 불발. -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돼서 안됨.

이차 만남 불발 -  숙제를 이래서 못했고, 저래서 안된다 함.

마지막 만남. - 도서관에서 1시간 반을 기다림.


아…. 너무 기분이  안 좋았다. 이렇게 까지 기분이 안 좋으면 내 손해다 싶은데,

애가 타는 건 나뿐이고,

이 아이들이야, 호주 애들이고, 학비는 나의 1/4 만 내고 다니면서, 정부에서 장학금 받고 용돈 받으니,

맘 편하다 하지만, 나는 이 과목 페일 하면,, 당장 300만 원이 눈앞에서 날아가고,

이 과목 하나로 내년에 또 들어야 할지도 모르니, 참고 또 참았다.

아.. 딱 며칠만 참자.


그랬는데, 미팅 내내 삐딱하다.

공부나 자료 준비도 너무 부실하고.. 겨우 내가 만들어간 걸로 피피티 만들어 내고, 발표 준비를 끝냈다.

눈물 나게 분했다.

그런데, 또 이 둘은 호주 인이라는 이유로, 발표는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되놈이 돈을 번다고?

아니? 자료는 내가 만들고 발표는 네가 한다고? 왜???

결국 발표 분량도 어찌 내 분량을 만들었더니, 표정들이 좋지 않았다.

물론 발표 점수들 다들 노나 가지는 것이니 그렇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대부분 준비한 걸 뺏기든 그렇게 주는 건 싫었다.

그렇든 말든, 나도 할 말을 하고 미팅을 끝내고 나오는 데도 찝찝..


어찌 저지 발표 당일이 되었다.

선생님도 발표를 만족하고, 잘 되어가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애들에게 질문이 많이 나왔다.

우리 발표 주제가: 컬처 이야기 환자 교육 이야기,


그런데 애들이 대답을 못하는 것이었다.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있을 턱이 없으니…


아 이 때다. 이거 내가 대답해야 한다 하며.

줄줄이 대답을 했다.

그 질문이 컬처 디프런스 그러니깐,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거며,

교육에 대한 거, 편견에 대한 걸 공부하는 거였기에,

내가 느끼는 바, 내가 느꼈던 바, 그리고 생각하고 있는 교육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내가 외국인이라 당연히 생각해 본 문제였기에, 더 성의를 가지고 대답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발표 수업은 그렇게 내 독무대가 되었다.

자랑이 아니고, 이렇게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수 있었다는 데 대해,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쫄지 말라고.

영어는 원어민이 아닐 지라도, 우리 두뇌가 어디 가서 뒤지는 두뇌도 아니고,

우리가 하는 공부량이 전 세계 어디 가서 뒤지는 공부량이 아니니 주눅 들고 질 필요 없다고.

우리가 당할 필요 없다고 말해 주고 싶다.


차별, 겪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겨낼 수도 있고,

무시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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