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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Aug 22. 2022

호주 간호사 되기 우여곡절 3.

지긋지긋한 아이엘츠는 아름다운 치앙마이에서 끝을 냈다.

내가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를 꼽으라면 3개 중에 하나가,

간호 공부를 끝나고 봐야 하는 아이엘츠 시험을  공부할 때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호주 간호학과를 졸업을 하면, 일정 영어 시험 점수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데,

이게 문제가 되는 게, 시험비가 정말 기함하게 비싸다는 게 큰 단점이고, 채점 점수도 늦게 나와,

다음 시험을 예약을 해야 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너무 난감했다. 시험비는 330 불이었고, 점수는 3주 정도 뒤에 나왔다.



주어진 시간은 유한한데, 지속적으로 시험을 쳐야 하나 말아야 하는 헛된 고민까지 많이 하고,

졸업을 하고도 일을 바로 구하지 못하니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었다.


영어 시험은 리스닝, 리딩, 스피킹, 라이팅인데, 내가 안 나오는 시험은 라이팅이었다.

각각의 점수는 9 점이 만점이고, 간호 자격을 위해서는 각 과목 7 점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사실 영어 공부만 몇 년을 한터인데, 할 수 있다 생각했음에도, 거의 7개월을 공부를 했는데도 나오지 않았다. 딱! 라이팅만.

그래서 나는 아이엘츠 시험을 전혀 믿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다.


사실 이 시험의 의구심을 굳이 품는 이유는,

졸업 전부터 나는 리스닝 리딩 스피킹은 점수가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어, 주야장천 라이팅만 준비했었고,

이제까지 쓴 에세이며 학교 숙제 라이팅이며 엄청나게 했음에도, 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재 채점을 요구하면, 정말 단 한 줄 평이 오고 말아 정말 분통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점수를 충족하지 않았음. 이게 다였다!!

재 채점 비용으로 180 불을 주는데, 그 한 줄 평을 얻겠다고 내가 180 불을 냈다니!!!

심지어, 문제 은행식 출제라, 라이팅이 대충 어떤 문제가 나올걸 알기에 준비를 많이 했고, 두 어번은 내가 공부한 문제에서 똑같이

나왔음에도 나오지 않았다.! 2 장 가까이 적었음에도!

그리고 나는 토익이나 토플에서도 고득점을 받은 상태라, 도저히 아이엘츠 이 하나를 두고

이 하나만 패스를 해야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니 이해가 전! 혀 되지 않았다.


지금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피가 거꾸로 쏟는 느낌이 나니, 아무래도 그때의 스트레스는 상상 불가다.


 그러고 나서, 많은 불만과 요구가 들어갔는지 지금은 여러 가지 영어 시험으로 대체를 해 주고 있다.

신이시여, 아이엘츠는 정말 해악이었습니다.


지금은

ielts-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OET- occupational english test

Toefl ibt - test of enlgish as foregin language internet-based test

PTE- pearson test of english academic


으로 네 가지 다양하게 시험을 선택해 준비할 수 있다.


정말 그때도,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나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나는 호주에서 아이엘츠를 다시는 보지 않기로 결심을 했다.

판을 바꿔 보기로 했다.

정말 내가 못해서 나에게 점수를 주지 않는지.

아님 정말 떨어뜨리기 위해 날 지옥으로 몰아가는지. 그게 궁금했다.


그때는 정말 너무 이 답 없는 씨름을 하는 내가 너무 가여워지고, 사실 포기하려고 까지 했다.

뭔 거대한 단체에 조롱당하는 느낌이었기에 무력해지고, 무기력 해져 갔다.


그래서 판을 바꿔보기 위한 작전 1.


태국으로 가서 시험을 보기로 했다.

태국이라면 시험비도 저렴한 편이었고,

왠지 태국 마사지도 받고, 발 마사지도 받으면, 피로도 풀리고 스트레스도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내는 데 체류비도 괜찮았고, 한 두 어달 쉬면서 시험도 보고 오면, 겸사겸사 너무 좋을 거 같았다.


 몇몇 친구들은 내가 공부하다 미쳐가는구나 했지만,

나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남편과 여행 겸 시험을 보러 태국으로 떠났다.  

나의 지친 마음과, 나의 지친 몸과,

지긋지긋한 아이엘츠와 이별을 하러 갔다.



그렇게 가서, 나는 바로 영어 시험 등록을 했고,

쇼핑도 하고 마사지도 받으며,

지친 심신을 달랬다.


 그건 참 좋은 선택이었다.

최고 스파에서 내 8개월의 고단함이 그제야 노곤 노곤 풀리는 느낌이 났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방콕에서 시험을 한번 보고, 휴가를 끝내고

오빠는 호주로 다시 갔다.

아직 점수가 나오지 않았기에.


치앙마이로 넘어가, 다시 한번 시험을 봤다.


치앙마이는, 조용하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놀랍도록 사랑스러운 도시인데,

불교의 나라 태국 답게, 치앙마이도, 정말 멋진 절 - 도이수텝이 있다.


이곳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산 꼭대기서 보는 치앙마이도 너무 아름답지만,

거대한 불상과, 웅장한 금빛 석탑을 보면, 마음도 경건해지고 숙연해진다.


 이 절에서 나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긴 하는데,

거기에서, 스님이 하얀 실로, 팔찌를 만들어 손에 걸어주시는 데,

시주를 하고, 그걸 받아 거는 순간,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정말 그 눈물이 얼마나 굵고 연신 쏟아졌는지, 스님도 깜짝 놀라 티슈를 주시며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태국 스님이 외국인인 내 사연을 알리가 만무하고,

나 또한 태국말도 못 해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음에도 나는 스님에게 크나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그 경험이 정말 특별한 부처님의 선물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길고 긴 싸움에서 이젠 벗어날 수 있을 거 같다는 희망도 얻었다.


그렇게 나는 시험 점수를 얻어 냈다.


태국은 그렇게 나에게 특별한 나라가 되었고,

따뜻한 도이수텝은 나의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점수를 얻었고, 정식 호주 간호사가 되었다.


태국 이야기는 다음에 꼭 다시 더 하고 싶다.

정말 아름답고, 멋진 사람들이 사는 곳의 이야기.

나의 행운의 도시 치앙마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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