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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애보단 남의 개가 이쁘다

by 이지윤

자식이 생기면 온 우주의 중심이 바뀐다고 한다. 아이를 잉태하고, 아이를 막 낳고 나서는 한동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어떻게 생겼든 자신의 아이가 가장 눈에 이쁘단다. ‘내 귀에 캔디’는 물론 ‘내 눈에 꿀’이라나?


그런데 참 이상도 하다. 자기 자식 이쁜 티를 너무 내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정도가 되면, 그게 타인에게는 눈엣가시처럼 거슬린다는 것이.


이쁜 토끼 같은 자식들 사진, 그 토끼들이 특뿔 한우 먹는 사진을 하루에도 서너 번씩 인스타에 올리다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대뜸 심한 타박을 들었다는 이도 있으니. 굳이 전화까지 해서는 “넌 그게 재밌니? 난 니 인스타가 너무 스트레스야!”라고 했다나 뭐라나.


‘그렇게 까지야’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의 친구란 사람을 아주 이해하지 못하지도 않겠다.


나도 남의 애보다는 남의 개가 더 이쁘니까.



사진: 이지윤

모델: 이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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