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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울 푸드 감자 뇨끼, 어떻게 만들까?

by 이지윤

친구야, 오늘 너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늦었지만 지난번 네가 물어본 감자 뇨끼 만드는 법을 보낸다.


재료부터 적을게.


감자 뇨끼 재료

. 삶아서 곱게 으깬 따뜻한 감자 1킬로

. 밀가루 230~270그람

. 날계란 하나

. 고운 천일염 소금 한 꼬집

(불안하면 밀가루를 300그람까지 늘려 넣어도 돼. 밀가루를 230그람보다 적게 넣으면 뇨끼가 뜨거운 물에서 익힐 때 풀어질 우려가 있어. 반대로 밀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뇨끼가 단단해져서 부드러운 매력이 없어져.)



응? 딱 3인분만 만들고 싶다고?

보통 1인분 140~150 그람이니... 450그람을 만든다면 세 식구 한 번 먹겠다.


딱 3인분 감자 뇨끼 재료

. 삶아서 곱게 으깬 미지근한 감자 350 그람(껍질 벗기고 으깼을 때 그람이니, 삶기 전 생감자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준비하렴)

. 밀가루 80~95 그람 (최대 100그람은 넘지 않으면 좋아)

. 날계란 1/3

. 고운 천일염 한 꼬집


감자 뇨끼 재료: 삶아 으깬 감자 1kg, 밀가루 230gr, 날계란 1개, 소금 한 꼬집 사진: 이지윤



뇨끼용 감자를 고를 땐 :)

너무 크거나 작지 않게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가 비슷한 감자를 골라. 감자들 크기는 비슷한 게 좋아. 감자가 너무 작으면 껍질 깔 때 불편하고, 너무 크면 속까지 익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잘 익지 않아. 크기가 비슷해야 어떤 건 설 익고 어떤 건 너무 익고 하는 것 없이 고루 익는단다.


감자는 어떻게 익힐까? :)

우선, 냄비에 잘 씻은 감자를 껍질채 넣고 삶아줘. 껍질을 벗기고 삶으면 감자가 부서지기 쉽고 물이 많이 흡수돼서 나중에 뇨끼가 질척거리게 돼. 그럼 밀가루를 더 넣어야 하니 포슬포슬한 질감이 덜해지지.

감자 크기마다 익는 시간은 다르지만, 보통 물이 끓기 시작하고 30분 정도부터 꼬챙이로 찔러 확인하렴. 꼬챙이가 감자를 관통해 설컹거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쉽게 폭 들어가면 된 거야. 감자 껍질이 터져서 일어나기 시작한다면 서둘러야겠다. 감자가 이미 너무 익었다는 신호니까.

집에 찜통이 있다면 껍질을 벗기고 수증기로 감자를 쪄서 익혀도 좋아 :) 대신 감자를 위아래 층으로 놓지 말고 평평하게 놓아 익히렴.


감자는 어떻게 으깰까? :)

감자를 삶은 물은 버리지 말고 삶긴 감자들을 그대로 뜨거운 물에 두도록 해. 따스하게 온도 유지를 도와주거든.

감자가 꽤 뜨거우니 껍질 벗기는 게 쉽진 않을 거야. 깨끗한 마른행주를 손바닥 위에 올리고 작은 칼로 감자에 절개선을 내면 껍질이 빨리 벗겨져.

껍질을 벗긴 감자는 아직 뜨거울 때, 재빨리 으깨야해. 감자 으깨는 smashing potato기구가 있으면 좋아. 없다면 금속 체를 사용하렴. 체에 올리고 고무 주걱으로 눌러 곱에 체에 내려 줘. 체도 없다면 커다란 포크로 재빨리 으깨도 된단다. 단, 입자가 고울 수록 좋아. 감자 입자가 크면 뇨끼를 만들 때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느낌이 덜하니까.

감자가 뜨거울 때, 많이 손대지 말고 신속하고 곱게 으깨는 게 포인트야. 감자가 차갑거나 많이 손대면 순식간에 감자가 풀처럼 찐득해져서 뇨끼를 만들어도 질감이 부드럽게 나오지 않아.


뇨끼 반죽은 어떻게 만들까?

분량의 따뜻한 으깬 감자, 밀가루, 계란, 소금을 넣고 잘 섞은 후 한데 모아 반죽을 잘 뭉쳐줘.

그리고는 반죽을 둥글거나 네모지게 메주 모양으로 만들어 잠시 비닐 안이나 용기로 덮어 휴지 시켜줘. 휴지 후에는 감자랑 밀가루가 서로 잘 어우러져 반죽이 조금 더 부드러워져.


뇨끼 모양 잡기

밀가루로 덧가루를 뿌려 가면서 우선 반죽을 긴 가래떡 모양으로 만들어. 그리고 칼이나 커터로 엄지 손가락 첫마디 길이로 잘라줘. 다 만든 뇨끼들이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려면 고운 쌀가루를 뿌려주면 좋단다.

둥근 작은 원통형으로 이렇게 마무리 해고 좋고, 포크 위에 살짝 눌리면서 굴려서 빗살 무늬를 만들어줘도 좋아.


포크로 멋을 내지 않은 작은 원통 모양의 감자 뇨끼 사진: 이지윤
포크에 하나하나 굴려 빗살 무늬를 낸 정성이 많이 들어간 뇨끼 사진: 이지윤

어떻게 익히지?

팔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너무 차갑지 않은 실온의 뇨끼를 조금씩 넣어줘. 물 량은 적은데 차가운 뇨끼를 한꺼번에 넣어버리면 애써 만든 뇨끼가 풀어져 죽처럼 될 수도 있으니까.

끓는 물에 넣은 뇨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동 물에 떠오르는데, 물에 떠오르면 뇨끼가 익었다는 신호니까 건져내면 돼.


소스는?

약불 위에 팬을 올리고 버터랑 세이지 잎을 넣은 후 향을 낸 후 끓는 물에서 건져낸 뇨끼를 넣어봐. 향긋하고 고소한 뇨끼 완성이야.

물론, 고기 라구 소스나 집에서 만든 토마토소스가 있으면 금상첨화지.

응? 소스는커녕 1그람의 버터도 없다구?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랑 바다 소금만 조금 있어도 훌륭한 곁들임이 돼. 큰 그릇에 바로 건져낸 뜨거운 뇨끼를 담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조금에 입맛에 맞게 소금, 후추 간만 조금 해도 멋진 한 접시가 된단다.

소스는 취향껏. 왼쪽은 녹인 버터에, 오른쪽은 그냥 올리브 오일 휘리릭 사진: 이지윤

비 오는 날, 친구가 부탁한 이탈리아 감자 뇨끼 기본 레시피를 정리해 보았어요.

감자를 잘 골라 껍질채 씻고, 익혀서, 으깨고, 반죽해서 모양을 만든 후 다시 끓는 물에 익혀내는 뇨끼는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정성이 듬뿍 담긴 소울푸드랍니다.


표지 사진은 지난 여름 중반 잘 익은 토마토로 직접 만든 토마토 소스와 함께 곁들인 뇨끼입니다. 작은 화분의 바질 몇 잎만 더 곁들이면 향도 확 살아나지요.


무더운 여름엔 상큼한 토마토 소스와, 쌀쌀한 겨울엔 치즈를 녹인 폰두따와도 잘 어울려요.


어? 생각해보니 한국의 불고기 소스나 떡볶이 소스와도 아주 잘 어울릴 듯 한데요?


소박한 재료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모여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나누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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