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만나기만 하면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내뱉으며 미친 듯이 웃고 떠들던 시절. 그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의식의 흐름대로 꼬리의 꼬리를 무는 언어의 파도타기를 하며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고 날뛰던 나의 대학시절.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4년 내내 배우는 게 전부였던, 나는 연극학과 졸업생이다.
태어나서 가장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자 어쩌면 진짜 나라는 사람은 가면 뒤에 숨어있어도 너무나 괜찮았던 나의 가장 황홀했던 시간이 떠올려진 건 바로 이 제목 때문이다.
‘내게 가장 큰 작은 이야기’
2학년 정기 공연을 준비하며 우리는 무슨 작품을 할까? 하던 중 조금은 특이하고 특별했던 내 동기들은 대단한 작품들을 뒤로하고 ‘그냥 우리 이야기를 하자’고 결정했다.
각자 겪은 에피소드들을 나누고 씬을 만들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욕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작품이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내게 가장 큰 작은 이야기’라는 제목은 작품이 완성되어 갈 무렵 정해졌다. 대단한 의미를 담은 후보들이 여럿 있었지만 잔잔하게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엄청 크지만 또 크지도 않은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한 제목이었다.
꾸준히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싶었을 때 이 제목이 떠올랐다.
‘내게 가장 큰 작은 이야기’
그래,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다 내 거지. 내 안에서 나오는 말이어야 진짜지.
그래서 그냥 지껄여보기로 했다.
시덥지 않은 이야기 참 싫어하는 나인데.
구질구질하게 개인사는 이야기해서 뭐 해? 이랬던 나인데 결국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 같아서. 내 마음을 허용해 보기로 했다.
누군가 글을 읽고 좋아해 주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내 글은 내가 나를 위해 쓰는 글이다.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싶어서. 오늘 내가 느낀 감정과 삶을 기록하고 싶어서 말이다.
그러니까 ‘내게 가장 큰 작은 이야기’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는 내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