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위대한 시간'이라는 북토크에 참여했고,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엄마의 유산이라는 거대한 함선에 승선하게 되었다.
우리는 거친 글바다의 맛을 보면서도 기어이 엄유가 가는 목적지를 만나기 위해 작가들 모두 물살을 가른다.
'엄마의 유산'은 아무래도 우주의 택함을 얻은 창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각자의 에세이를 꿈꾸는 중에도 엄마의 유산은 유유히 자신의 항해를 계속했고 이제 12월 첫 주가 지나면 4호와 5호의 엄유가 태어난다. 그리고 계속 엄유의 사명을 감당하려는 용사들이 각자의 전신갑주를 입고 이 항해에 뛰어들고 있다.
준비된 것은 없다.
우리가 있을 뿐!
함께 간다는 결연함만 있을 뿐!
게다가 이제 '위대한 시간'(엄유 책출간 기념회)이 혜화동 연극무대에 낭독회로 진화하고 있다.
그게 내년 1월이다.
1월에 벌어지는 기적을 우린 또 보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상태다. 모든 상황이 엄마의 유산이 가는 길에 양옆으로 비켜서 길을 내주고 있고 그 누구도 못할 거라고,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 정신을 세우는 글 두 편이 나의 삶에 질서를 세우기 시작했다.
모든 엄유 작가님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요지는 이것이다.
우리 작가들은 인력사무소격인 새벽독서 안에서 책을 읽고 인간과 삶의 원리를 알아가며 글을 쓰고, 다시 책을 읽고 새로 깨달은 내용을 잊을세라 삶에 적용하여 치열하게 다듬었다.
제대로 된 매뉴얼로 책을 읽고 '나'라는 건물을 짓는 법을 하나하나 배우고 있다.
그 건물은 내가 살아 성장하고, 탄탄한 정신을 일으켜 우리 자녀에게 전달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정신의 건설노동자인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완성된 건물을 바라보며 자제를 나르고 기초와 골조 공사를 진행한다. 힘이 부칠 땐 같이 글을 쓰는 동료와 서로 격려하고 힘을 주고 땀을 닦는 시간을 가진다.
지금 우리가 달리는 코치의 길도 엄유의 과정처럼 만만치 않다.
독서로 삶의 원리(기본뼈대)를 세우고 내게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는 일들이 하나둘 쌓이면 건물이 가진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열어 진심을 장착하고 급기야 상대방이 가진 잠재력의 문을 열어젖힌다.
앞에 앉은 사람이 누구든지 나는 그의 삶의 위대성을 이끌어낸다. 삶의 충만을 위해 오늘을 산다. 삶의 균형을 잡도록 안내한다. 어떤 과정에 있든 그가 있는 곳이 삶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 이렇게 글 공사 하나에 집중했는데 삶 전체가 뒤흔들리며 온전하고 새로운 에너지원이 된다.
현상과 사태를 바라보는 시야가 생기고, 말과 글의 힘이 실전에서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도 알게 된다. 힘에 부쳐 허덕이면서도 글이 어떤 모습으로 나를 이끌고 가는지 글의 등을 바라보았고 내가 쓴 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함도 알았다.
작은 생각에서 큰 생각으로 조금씩 옮겨갈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한 방울의 물이 된다.
한 개의 물방울인 내가 농축해서 '나'로 떨어졌을 뿐인데 바위에 구멍이 나는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모두 그런 '나'이고 곧 행동하는 사람이다.
- 우리가 쓴 엄유책이 곧 출간된다.
내가 바위를 뚫은 물 한 방울임을,
내가 바늘구멍을 낼 수 있는 존재임을,
내가 돌아가는 회오리 속의 작은 회오리 한 자락임을,
우주는 가장 작은 나를 사용해서 가장 큰 태풍의 한 면을 만들고 있다.
엄유의 항해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