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댑싸리처럼 알뜰하게, 내 삶의 마지막 교훈 –
"나도 저렇게 끝까지 쓰이고 싶다."
연천 ‘댑싸리공원’을 다녀오며 든 생각이다.
요즘 지자체마다 관광객을 모으려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꽃 단지 조성이다.
홀로 서면 풀 한 포기지만, 모이면 풍경이 된다.
붉게, 푸르게 물든 댑싸리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문득 내 인생이 겹쳐졌다.
댑싸리는 그냥 풀이 아니다.
어릴 적 시골 마당 구석에 서 있던 댑싸리.
가을이면 베어 말려 겨울 내내 마당을 쓸던
빗자루가 되었다.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봄에는 어린순을 뜯어 나물로 먹고,
여름에는 말려 차로 우려 마시고,
약재로도 쓰인다.
참 알뜰한 식물이다.
끝까지 쓰임을 다하는 존재
몽당연필처럼, 닳아 없어질 때까지 제 역할을 한다.
댑싸리 빗자루도 그랬다. 남은 몸 하나까지 쓰임을
다하던 그 모습이 지금의 나와 닮았다.
정년은 끝이 아니다.
경험과 경륜이 가장 깊어지는 시기다.
그런데 사회는 우리 세대를 조용히 밀어내려 한다.
"사회가 늙음을 인정하도록 강요한다."
어느 글에서 읽은 문장이 다시 떠오른다.
씁쓸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일하며
크록스 신고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세대와 일한다.
그들의 자유로움이 신선하다.
우리는 끈기와 경험으로 답한다.
함께 섞이면 팀은 더 강해진다.
서로 다른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댑싸리처럼 살아가자
우리는 댑싸리를 닮았다.
푸르게 자라서 한철 잘 버티고,
가을엔 곱게 물들고.
그렇게 쌓인 경험은
누군가에겐 약재가 되고,
초겨울엔 마당 한 번 깨끗이 쓸어내는 빗자루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엔 몽당빗자루가 되어
아랫목 군불을 지피는
작은 불쏘시개로 쓰임을 다한다.
그게 자연스럽고, 그게 아름답다.
마지막 교훈
교훈은 단순하다.
끝까지 쓰임을 다하는 삶,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가 지치지 않은 비결은 독서와 긴장이었다."
오늘도 삶의 마당을 조용히 쓸어본다.
마지막까지 버릴 것 없는 풀 한 송이처럼,
내 삶도 끝까지 의미를 피워내리라
#댑싸리 #생애교훈#삶의철학 #자연에서배우다 #경험과지혜 #어게인청춘 #인생후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