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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의 7초

- 리더는 행동으로 말한다 -

by 노병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탱크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


세계는 확신했다.

젤렌스키는 도망칠 거라고.

대통령 전용기가 대기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그는 키이우 광장 한복판에 섰다.

휴대폰 카메라 앞에서 단 7초를 말했다.


"나는 여기 있다. 나에게 필요한 건

탈출이 아니라 탄약이다.“


그 한마디에 국민 지지도는 91%로

치솟았다. NATO는 무기를 보냈고,

세계는 돈을 보냈다. 말이 아니었다.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난 젊은 시절 몰랐다.

리더는 뒤에서 명령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계급장이 시키는 거라고 착각했다.


틀렸다.


30년을 걸어오며 깨달았다.

조직은 리더의 등 뒤가 아니라,

리더의 발 앞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한번은 해병대 지옥훈련을 참관했다.

장교든 병사든 구분이 없었다.

진흙탕 속에서 같이 구르고,

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이 고생했다.


그때 알았다.


'위에서 하는 척'과

’같이 하는 리더'의 차이를.

전우애는 말에서 나오지 않는다.

함께 겪은 고통에서 나온다.


지휘관 시절.

40km 철야 행군할 때도,
혹한기 훈련 때 알몸 구보도,

잡초제거 작업까지도

난 항상 부하들과 함께했다.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무언의 약속이자,

믿음이며, 신뢰다.


조직의 꼭대기에 올라갈수록

사람들은 거리를 둔다.


살갑게 다가오는 이는 적고,

진심은 더 드물다.


그럴 때일수록 리더가 먼저

내려가야 한다. 먼저 다가가야,

진짜 대화가 시작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조직은 반드시 흔들린다.

말만 앞서는 리더는 사람을 못 움직인다.


하지만 묵묵히 먼저 행동하는 리더.

그 뒤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따른다.


진짜 리더는 먼저 손에 흙 묻히는 사람이다.

아니, 먼저 군화 끈을 묶는 사람이다.

그 한 걸음이, 조직의 문화를 바꾼다.


젤렌스키의 7초.

그건 단순한 말이 아니었다.

목숨을 건 선언이었다.


리더의 말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난 그렇게 믿고, 그렇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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