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먹어야 사니까
전문가들은 말한다.
10~20년 안에 AGI(범용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면
노동의 가치와 재화의 가치가 ‘0’이 된다고.
집마다 3D 프린터가 있고,
AI가 필요한 건 뭐든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러니 일하지 않아도 되고, 물건을 살 이유도 없어진다.
음식도 마찬가지일테다.
AI가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단을 만들어 줄 테니까.
깨끗하고, 건강하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맛있을 것이고..
그런데… 그렇게 완벽하면, 그러면 우리는 거기에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까? 늘 완벽한 상차림을 집에서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는 집에서만 밥을 먹게 될까? 식당을 가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는 없어지지 않을테니까.
정도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는 여전할 것이고, 완벽한 밥상에서도 틈과 불균형을 원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식당에 가도 어차피 AI가 만들겠지만 너무 완벽한 것 말고 그 완벽한 것에서 어떻게 조금 더 변화시킬 수 있는, 아니면 오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식을 줄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가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식당은 사라지지 않을 거고,
오히려 완벽한 음식이 넘치는 시대일수록
“어긋난 음식”, “사람의 감정이 들어간 밥상”을 찾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AI를 얼마나 유연하게 잘 사용할 줄 아는가가 진짜 훌륭한 요리사가 되는 시대일 것이라 본다.
AI가 만든 음식이 ‘정답’이라면,
우리가 만드는 음식은 ‘이야기’가 될 거니까.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는 모두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결국 퍼스널브랜딩이 될 것이고, 그러려면 자아를 찾아야 하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어떤 목표를 향해 살아야 할 지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만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죽지않고 생을 이어갈 수 있는 목적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는 시간 빼고는 AI와 일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서심리적인 면에 있어서는 AI의 한계가 분명하므로,
속도가 빨라졌을 뿐, 하나하나 모두 필터링과 수정작업을 거친다.
방향성 제시는 물론, 디렉션도 아주 디테일하게 제시해야만 원하는 (비슷한) 답이 도출된다.
그리고 내가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간의 필터링이 체계화된 시스템이다.
소위 '인간 냄새나는 AI'
몇 년 안에 오픈형 AI는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한다.
지금 유지하고 있는 업무방식 또한 전에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방식이지만,
1-2년 내에 오픈형 AI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형태의 업무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생각하다보면…
결국 AGI 시대의 사업형태에 대해서 꼬리를 물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하는 일이 10년 후에도 의미가 있을까?
어떤 식으로 미리 준비해야 10년 후에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까?
AI가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에,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면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지금은 삶의 경험을 거쳐 정체성과 가치가 분명한 상태에서 AI에게 지시하고, 디렉션을 주는 형태이지만
정체성없이 자란 아이들은, 이미 가치판단을 하고 있는 AGI 끌려다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오히려 단단한 가치를 제시하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에 서게 되리라 생각한다.
카이스트 뇌과학 교수님이 ‘AGI시대는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게 되는 시대’라는 언급을 했던 것이 갑자기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