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북 유 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Sep 21. 2015

그냥, 가고 싶어서 덴마크_2

깔끔하다-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 계획도시 Ørestad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매력이 곳곳에 묻어나는 도시이다. 그러나 그 중 아무래도 가장 처음 설명할 곳은 내가 매일 부대끼며 살던 동네일테다. (..무슨 화법이지)

Ørestad에 대해 설명하겠다. (단호)


최대한 원어 발음에 가깝게 한국어로 써보자면 '으외스탇' 정도랄까. 

(덴마크어 발음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덴마크어로 10문장 미만을 구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말이 굉장히 많으니 이는 혹시나 다음에 용기가 나면 시도할 예정이다.)


Ørestad는 코펜하겐 남부의 Amager라는 섬에 있다. 덴마크에서 가장 큰 쇼핑몰, 북유럽에서 가장 큰 전시/컨벤션 센터, (또) 북유럽에서 가장 큰 호텔이 모여있다. 게다가 스웨덴 남쪽과 30여분 거리로 맞닿아있기도 한  요지이다.


이 동네는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도시 개발이 시작됐고, 그 개발의 방향 등 전체적인 '디자인'을 책임질 건축가들을 뽑는 공모까지 열렸다. 1997년 덴마크와 핀란드 건축 단체의 합작 벤처가 만들여저 그들이 Ørestad 개발의 마스터플랜을 짜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차근차근 진행되는 중이다. 


작정하고 만든 도시라 그런지, 원래도 차분하게 정리된 느낌의 코펜하겐 중에서도 더욱 깔끔하고 위트있다. 


덴마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는 '필즈Field's'. 길쭉하게 펼쳐져 있다. 왼쪽은 메트로 선로.

필즈는 2004년에 오픈한 쇼핑몰인데, 덴마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고 북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크기이다. 내가 살던 기숙사는 이 필즈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거리에다 큰 마트가 있어 거의 매일같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Ørestad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 가운데 살짝 보이는 노랑 빨강 알록달록한 건물이 내가 살던 기숙사다.

Ørestad는 단순한 주거 도시가 아니라 외국계 회사들의 덴마크 지사, 제약회사, 은행 본사 등이 모여있는 비즈니스 도시이기도 하다. 회사 건물들도 하나같이 (옆으로) 크고, 햇살이 귀한 나라여서 채광에 신경쓴 구조를 보인다. 




Ørestad 메트로역


코펜하겐 남쪽에 있다고 하면 뭔가 한적하게 동떨어져있는 느낌이 들지만 Ørestad는 교통이 매우 편리한 곳이다. 시내 중심지까지 5~7분, 코펜하겐 공항까지 6분, 그리고 스웨덴의 남쪽 도시 말뫼Malmö까지 30분 쯤 걸린다. 코펜하겐 메트로는 물론, 


Ørestad 기차역. 

Reginaltog(광역 기차)가 지나가는 역이기 때문이다. Regionaltog를 타면 공항이나 스웨덴 쪽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고, 코펜하겐 중앙역으로도 한 번에 갈 수 있다. 버스 노선도 매우 잘돼있었지만 난 이런 편리한 기차들의 배치로 훨씬 수월하게 코펜하겐에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컨벤션장 '벨라 센터 Bella Center'을 따라 길쭉하게 나있는 길


코펜하겐 메트로 1호선(M1)은 Vestamager 라는 역에서부터 시작해 다섯 번째 역인 DR Byen까지 지상으로 다니는데, 그 선로를 따라 운하와 도로가 펼쳐져 있다.  한국에선 몰랐지만 꼭 큰 규모가 아니어도 '물'이 있다는 것은 그 도시의 조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일찍 퇴근하는 엄마아빠와 아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원. 



Ørestad 남쪽의 '플러그 앤 플레이Plug N Play' 라는 공원은 야구, 축구 등 온갖 구기종목을 할 수 있는 넓은 들판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보딩 등 수십 가지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BIG(Bjarke Ingels Group)라는 건축팀이 만든 대단한 아파트. '마운틴'과 'VM 하우스'. 말그대로 산 모양이어서, 알파벳 V와 M모양이어서 그 이름을 갖게 됐다. 


 


V랑 M 모양은 저리가라 할 삐죽빼쭉 귀여운 발코니의 아파트도 있고, 





웅장한 벨라스카이 호텔과 벨라 센터는 덴마크의 숨은 랜드마크이다.



이렇게 기능적으로, 미적으로도 완벽해보이는 Ørestad는 아직도 개발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Ørestad 남쪽 지역을 집중 개발하는 'New Masterplan'이 채택됐다고 한다.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이 도시가 어떻게 다시 한 번 변신할지 기대된다. 




기대된다구!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가고 싶어서 덴마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