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기계 앞에 선 정순, 화면 속 숫자를 누른다. 삼천만 원.
휴, 크게 숨 들이쉬고 송금 버튼 누른다.
괜찮다는 듯. 힘차게 되돌아 나오는 정순.
갑자기 휴대전화 벨소리 울리고, 긴장하며 휴대전화를 꺼내는 정순. 명수의 이름이다.
정순/
여보세요. 방금 보냈어.
명수(F)/
돈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근데 목소리에 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정순/ 아니, 그냥.
명수(F)/
내일 미팅 끝나면 금의환향할 건데 뭘 걱정해요.
정순/
그래 맞아.
통화 끝내고 한 매장 앞에 멈춰 선 정순.
유리창에 붙은 유명 실버모델의 광고사진 보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 취하는 정순,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외출 준비를 끝낸 정순은 가볍게 달려가 문을 여는데 그 앞에 재정이 서 있다.
놀란 굳어버린 정순을 스쳐지나 방으로 들어오는 재정.
재정은 방 곳곳에 있는 정순 물건을 보고 짐을 트렁크에 주워 담기 시작한다.
정순/
뭐 하는 거야!
재정/
당장 집에 가요.
정순/
갈 거야. 갈 건데,
재정/
유민이 걱정도 안 돼요?
정순/
유민이가 왜, 무슨 일 있어?
링거 꽂고 누워있는 유민. 청진기로 진찰하는 의사.
의사/
이 녀석, 왜 밥을 안 먹고 그래서.
경미한 탈수증상에요.
영양제 맞고 미음부터 천천히 식사하면 됩니다.
혜경/
네. 감사합니다.
유민/
엄마, 할머니는?
혜경/
아빠가 모시고 오실 거야. 밥 잘 먹을 거지?
유민/
(활짝 웃는) 네!
재정이 싼 짐을 다시 꺼내는 정순
정순/
병원 갔음 이제 괜찮아지겠네.
12시에 드라마 감독이 만나기로 했어. 조연도 가능하대.
집엔 미팅 끝내고 들어가려고 했어. 그러니까...
재정/
드라마 감독? (기가 막힌)
엄마 제발.
정수/
(발끈) 같이 가자.
설명해도 안 믿을 거 아니야. 같이 가.
앞장서 나가는 정순과 뒤따라가는 재정.
나란히 앉아 정순과 재정. 두 사람의 커피 잔이 바닥을 보이고,
정순은 시간확인을 한다. 12시 40분.
재정/
엄마...!
정순/
딱 한 번만 더 해볼게.
명수에게 전화 거는 정순. 통화 연결음만 들린다. 고개 푹 숙이는 정순.
정순/
(울상) 어떡해. 재정아.
- 8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