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아리 Jan 08. 2023

여전히 예뻐서_8

S#49. 카페 안(낮)


정순은 훌쩍거리며 울고 있고 재정은 넥타이를 풀어헤친다.    

 

재정/  

삼천만 원이라고요?


정순/  

명수가 나한테 이럴 리가 없는데. 

뭔가 일이 생겼을 거야. 교통사고가 났거나..


재정/  

엄마, 제발. 

어떻게 저랑 상의도 없이 그렇게 큰돈을.


정순/  

상의하면, 

네가 좋아요 엄마 열심히 해보세요. 그랬을까? 

아니잖아. 처갓집 장모님처럼 고상한 취미생활이나 하라 했겠지.


재정/ 

그러니까 그때 제 말 들었으면 이런 일 까진 안 생겼잖아요.

무슨 바람이 들어서 갑자기 이런 사고까지 치냐고요.

엄마 할머니예요. 

점잖게 늙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남들처럼 가만히 좀 계세요.     


재정의 뺨을 때리는 정순, 카페를 나간다.      

 

S#50. 거리(오후)


눈물 흘리며 걸어가는 정순. 지나가던 행인이 쳐다본다.

정순은 텅 빈 버스정류장에 앉아 엉엉 소리 내 운다.

버스가 그 앞에 와서 정차 후 앞 문을 연다. 

정순이 타지 않자 문을 닫고 떠나는 버스.     


S#51. 모텔 방(오후) 


넋 빠진 채 침대 걸터앉은 정순. 방안 전화기가 울린다.     


정순/  

여보세요


직원(F)/  

카운턴데요. 남자분이 선불결제 하신 게 

오늘까지라 연장하실 거면 미리 말씀하세요.


정순/  

네     


전화 끊은 정순, 두 손으로 얼굴 감싸고 고개를 푹 숙인다.     


S#52. 재정의 처갓집(밤)


파티 음식으로 가득한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 

샴페인 터트리는 혜경.


혜경/  

아빠 축하드려요. 한잔 받으세요


혜경 부/  

겨우 공천받은 걸 가지고. (부인 보며) 우리 제대로 해봅시다!


혜경 모/  

나 내일부터 요 앞에 경로당부터 쭉 돌아다니려고요. 호호


혜경/  

역시, 우리 엄마, 센스 넘쳐. 

(재정 다리 찌르며 소곤) 여보.


재정/  

(황급히) 장인어른, 축하드립니다.


혜경 부/  

어, 그래. 자네도 한잔 받게.     


웃으며 맛있게 식사하는 가족들 사이에 재경은 어두운 표정으로 깨작거리고 있다.     


혜경 모/  

박서방, 입맛이 없나?


재정/  

아닙니다.     


재정을 흘깃 째려보는 혜경.      


S#53. 재정의 처갓집 복도(밤)


화장실에서 기다리던 혜경, 

화장실에서 나온 재정을 구석으로 데려간다.     


혜경/  

이럴 거야?


재정/  

뭘.


혜경/  

초상집에 왔냐고! 


재정/  

그럼 춤이라도 춰?


혜경/  

어. 춤이라도 춰! 세상 근심 다 짊어진 사람 마냥 그러지 말라고. 


재정/  

넌, 다 알면서...


혜경/  

아니까! 아니까 그래. 

부모님 기분 좋으신데 꼭 그렇게 어머님 가출한 티 팍팍 내면서 

앉아 있어야 하냐고. 

안 그래도 시집 잘 못 가서 딸 고생한다고 걱정이신데 

여보까지 왜 거기 보태냐고. 그냥 오늘은 기분 좋은 척, 안 돼?


재정/  

너 정말..      


재정은 혜경을 피해 거실 소파로 가 유민 옆에 앉는다.

재정의 뒤통수를 째려보는 혜경.    

 

S#54.  처갓집 거실(밤)


혜경, 포크로 망고를 집어 유민에게 건넨다.      


혜경/  

유민아. 망고.


유민/  

엄마.


혜경/  


유민/  

할머니는?


혜경/  

화장실에


유민/  

말고~ 우리 할머니~


혜경/  

유민아. 할머니가 며칠만 더 있다 오신대.


유민/  

엄마, 나 할머니한테 전화 걸어줘.


혜경/  

박유민! 경고야.


유민/  

치. 밥 잘 먹으면 할머니 데려온다 했잖아. 

나한테 거짓말만 하고.


혜경/  

너, 엄마한테 혼날래 응? 

너 자꾸 밥 안 먹고 엄마한테 땡깡 부리면 

할머니 오지 말라 할 거야. 그러면 좋겠어? 


유민/  

싫어. 엄마 미워! 할머니이~


혜경/

혜경, 유민 엉덩이를 때리고 유민은 울음을 터트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재정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재정/  

애한테 뭐 하는 거야!


혜경/  

여보!      


큰 소리가 나자 장인 장모가 거실로 나오고 재정은 밖으로 나간다.     


S#55.  거리(밤)


정처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재정. 


-  9화에 계속 -

이전 07화 여전히 예뻐서_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