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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착하게 사는 것이 결국 가장 큰 성공이다

- 청년의 중용 읽기

by 김경윤

위대한 덕을 갖춘 사람은 반드시 그에 합당한 지위를 얻게 되고,

반드시 그에 합당한 재물을 받게 되며, 반드시 그에 합당한 명성을 얻게 되고,

반드시 그에 합당한 수명을 누리게 된다.

(He who is greatly virtuous will be sure to receive his dignity;

he will be sure to receive his wealth; he will be sure to receive his fame;

he will be sure to enjoy a long life.)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이런 냉소적인 말이 진리처럼 번져나갔습니다. 편법을 쓰고 남을 속이는 사람이 오히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이고, 묵묵히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리석고 유약한 사람으로 치부되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직하고 선하게 사는 것은 결국 실패로 귀결되는 길일까요?

『중용』은 이런 우리의 불안한 질문에 대해 아주 단호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아니, 그렇지 않다”고요. 오히려 “위대한 덕(大德)을 쌓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위대한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입니다.

그 증거로 『중용』은 다시 한번 순(舜)임금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는 어릴 적 완고한 아버지와 계모, 교활한 동생에게 온갖 구박과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원망하기는커녕 끝까지 효도와 우애를 다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극한 ‘선(善)’을 실천한 것이죠. 세상이 보기에는 가장 어리석고 손해 보는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그의 위대한 덕(德)은 널리 퍼져나가 결국 요(堯)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마침내 그는 왕위를 물려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천자(天子)가 되었습니다. 그는 최고의 지위(位), 최고의 부(祿), 최고의 명예(名)를 모두 얻었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며(壽)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중용』은 이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마치 하늘이 튼튼하게 잘 자라는 나무는 더욱 정성껏 북돋아 주고, 썩어서 기울어지는 나무는 결국 쓰러지게 내버려 두는 것처럼,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을 내려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결국 몰락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세상의 공정한 이치라는 것입니다.

물론, 현실을 둘러보면 이 말에 고개를 갸웃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악한 사람이 떵떵거리며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너무나 많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성공’의 의미를 조금 더 넓고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과 권력은 가졌지만, 주변에 진정한 친구 하나 없이 늘 불안과 의심 속에서 사는 삶이 진정한 ‘지위’일까요?

고급차와 명품으로 치장했지만, 마음은 늘 공허하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시달리는 것이 진정한 ‘부유함’일까요?

사람들 앞에서는 인기를 누리지만, 뒤에서는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 진정한 ‘명예’일까요?

『중용』이 말하는 ‘복(福)’은 그런 얄팍한 성공이 아닙니다. 그것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따뜻한 ‘신뢰’와 ‘존경’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화’와 ‘자부심’입니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아름답게 기억되는 ‘좋은 이름’입니다.

이런 진정한 의미의 ‘복’은 결코 속임수나 편법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하루하루 성실하게 쌓아 올린 ‘덕(德)’이라는 튼튼한 그릇에만 담기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럽고, 눈앞의 이익이 아무리 달콤해 보여도, 잊지 마세요. 당신이 오늘 지켜낸 작은 양심, 당신이 오늘 베푼 작은 친절이야말로 당신의 인생을 가장 튼튼하고 위대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것을요. 착하게 사는 것이 결국, 가장 똑똑하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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