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이야기
이별을 받아 든 사람은
고요와 적막 가운데 홀로 남게 된다
여기 아직 사람이 있다고
목이 쉴 정도로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는다
이별은 적막강산 속 홀로 남는 고독감을
선물로 준다
혼자 오롯이 견뎌내다 보면
겨울산의 눈이 봄에 가까워지면
서서히 녹아 물이 되어 흐르듯이
꽁꽁 얼었던 이별도 흘러내린다
그때쯤이면 새로운 잎이 자라고
꽃도 피고 나비도 찾아든다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때는 분명히 온다
사르르 녹아내리는 눈과 함께
눈물도 흐른다
끝없이 흘러내리는 저 바닷가 이름 모를 폭포처럼
아직 여기 사람이 있어요
미세하게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타들어가는 마지막 촛농이 떨어진다
마지막 잎새가 흩어진다
#심리소설 #시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