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두 주먹 불끈
쥐고 갈 욕심 천지로 깔렸다
단풍이 예쁜 색깔을 한바탕 뒤집어 쓴 뒤
세상에 나누어 줄 선물이 되어
한 잎 두 잎 낮은 자세로
내려 앉아
쥐었던 욕심 펼쳐 보였다
없는 기운까지 몰아 세우며
꼭대기까지 쌓으려했던
여름날의 땀방울이
폭포 수로 변해 곧은 절벽으로 떨어졌다
푸르기만 했던
사다리의 낯빛이
곰팡이인양 어룽져갈 즈음
떨궈야할 때가
아름답고 영롱했다
여태 감춰두었던
흔적들이
바람에 날리고
텅빈 몸뚱아리로 서 있겠으니
가장 아름답고
뜨겁게 타 오를 수 있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