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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브라운 Aug 04. 2022

벌써 두 달

조금은 가까워진 거지?




어느덧 삼색냥과의 만남은 두 달, 새끼냥들과의 만남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른다. 처음 봤을 때 너무도 앙증맞던 새끼냥들은 엄마의 보살핌 속에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새끼냥중 한 마리가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 봤을 때 네 마리였던 새끼냥들이 지금은 세 마리로 줄어있는데 한 녀석의 행방을 도저히 알 수가 없어 참 답답다. 그저 가족과 잠시 떨어져 있던 사이 너무 예쁜 모습에 누군가 잘 키워보려 데려갔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부디 어디에서든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섯 식구에서 네 식구로

나마 좋은 건 옆 회사에서 주로 지내던 녀석들이 요즘은 우리 회사로 넘어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서 그늘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오후엔 우리 회사 쪽으로 넘어오게 된 것 같기도 한데 어찌 됐든 녀석들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다.

평소에도 귀엽지만 역시 자는 모습이 최고!!

여전히 아침에 출근을 해보면 엄마인 삼색냥 늘 밥을 기다리는 자리에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앉아있다. 그래도 요즘은 내 얼굴이 제법 눈에 익었는지 날 보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조금 빨리 움직인다 싶으면 경계를 하는데 다행히 하악질까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나와 녀석과의 거리가 조금은 좁혀진 게 확실한 듯하다.


식기를 내려놓고 양이캔을 따면 냄새가 솔솔 풍기는지 이젠 식기 바로 앞에까지 와서 앉는 녀석. 엄마를 보고 배우는 건지 요즘은 새끼냥들도 밥시간에 내 주위로 다가온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처음엔 엄마가 밥 먹는 모습을 멀찍이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새끼들 중 치즈냥 한 마리가 먼저 용기를 내어 엄마 곁으로 다가오더니 슬쩍 엄마 밥그릇을  지하기 시작했다.

엄마밥을 뺏어먹는 녀석과 뒤에서 눈치보는 새끼냥들

새끼에게 밥을 내어준 엄마냥은 멀뚱이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는데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식기에 캔을 덜어 엄마냥에게 줬더니 이번엔 다른 새끼냥이 또 조심조심 다가와 엄마냥 밥을 가로챘다. 결국 고양이 숫자대로 식기에 캔을 덜어주게 됐는데 처음 다가왔던 새끼 치즈냥은 이제 일상인 듯 엄마와 함께 아침마다 내 곁으로 다가오지만 나머지 새끼냥들은 여전히 조금 떨어져 있다가 내가 밥을 차려두고 살짝 물러나면 그제야 와서  시작한다.

맨 앞 치즈냥이 경계심이 가장 적다

고양이들이 밥을 먹는 사이 용기 내어 엄마냥을 슬쩍 만져봤다. 워낙에 경계심이 많은 녀석이라 아직까지 한 번도 내 손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밥 먹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내가 손가락으로 머리를 쓰담 쓰담해도 가만히 있었다. 내친김에 가까이에 있는 새끼 치즈냥도 살짝 만져봤는데 역시나 이 녀석도 밥 먹는데 정신이 팔 내 손이 닿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

엄마냥 첫 터치 성공

그러다 다시 엄마냥을 손가락으로 만지고 있는데 밥을 먹다 갑자기 고개를 든 엄마냥이 마치 '아니 지금 날 만진 거야?' 하는 표정으로 몇 초간 나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개구멍으로 사라져 버렸는데 순간 벙찐 기분이 들면서도 그나마 할퀴거나 하악질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인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만난 길냥이중 친해지기 난이도 최상, 내겐 너무도 어려운 녀석이다.


하지만 사람 인기척만 나도 후다닥 도망가던 처음 모습과는 달리 이젠 코앞에까지 다가와(그것도 새끼들과 함께) 밥을 먹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분명 나와 삼색냥의 거리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에 틀림없다.


그치? 우리 조금 가까워진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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