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멈추지 않는 고민
벌써 11월도 중순이 다가왔다. 올해 나는 뭐했나.
1. 둘째를 낳았다.
2. 둘째를 통해 알게 된 새 친구들이 많아졌다.
3. 집을 팔았다. 아이들을 위해.
4. 새 집을 샀다. 아이들을 위해.
5. 대출을 두배로 늘렸...
6. 코인이 오르고 있어서 어제부터 기분이 좋다.
돌아보니 엄청나게 큰 일을 두개나 했구나.
그리고 사람과 대출을 얻었어.
평생 갈 동반자 둘을 얻었으니 이정도면 만족스럽다.
아, 그리고 사랑하는 내 둘째아가.
이 친구를 아프지 않게 6개월이나 키웠다.
무려 다음주부터는 이유식도 시작하려고 준비중이다. 귀여워.
눈빛이 점점 뭘 아는 듯 하루하루 커갈때마다 이 친구를 안낳았으면 어쩔뻔했나 아찔하다.
그럼 나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 일들을 했을까.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나서 회복이 더뎌서 고생중이고, 얼마전엔 몇년만에 허리통증으로 병원에 다녀왔다.
첫째아이가 새벽에 자꾸 깨는 바람에 통잠을 자본지도 오래고,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쓰고 의지가 없는 것이라 읽는다)어 살이 자꾸 쪄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집 매매 과정에서 부동산 거래에 흥미를 느꼈고,
(실은 부동산 사장님의 적극적인 푸쉬에 나는 왠지 하면 될 것 같다는 긍정에너지를 얻음)
공인중개사 시험을 한달 정도 준비해서 응시했지만 대차게 떨어졌고,
영어공부나 투자공부는 거의 하지 못했다.
글을 쓰는 것도 거의 안했다고 봐야하고,
혼자서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종합해보자면,
올해는 나 자신이 아닌 외부로 향해있는 한해였다.
몽글몽글한 추억들이 생각나는 것이 아니라,
이룬 것들 위주로 생각이 나는 걸 보니 가슴 촉촉한 시간들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다른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촉촉하고 고요한 시간들을 많이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내년 다이어리는.. 조금 더 생각해보자.
내년의 목표는 '비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