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트램
https://brunch.co.kr/@hermite236/891
오늘은 두 번째 그림입니다. 예전에 그림 설명을 해 놓았던 내용이 있어서 첨부해 봅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예전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홍콩에는 트램이라는 특별한 교통수단이 있습니다. 사람보다는 조금 빠르고, 자동차보다는 아주 느린. 홍콩섬을 가로지르는 이층 전차입니다.
그날의 그림 주제는 '특별한 탈 것'이었습니다. 홍콩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홍콩스러운 것을 고르라면 저는 단연 트램을 고를 것입니다. MTR(지하철)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어느 도시에나 있는 지하철일 뿐입니다. 버스는 편리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에 창밖 풍경을 여유롭게 볼 수 없지요. 하지만 트램은 다릅니다.
그 당시 트램의 요금은 500원도 되지 않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홍콩섬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트램에 앉아 구경할 수 있었지요. 저는 종종 2층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곤 했습니다. 그러면 저절로 홍콩 관광이 되었습니다. 빌딩 숲 사이를 천천히 지나가며, 재래시장 골목을 스쳐 지나가고, 홍콩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았습니다.
그날 트램에는 한 화가의 전시회 광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Louise Bourgeois. 2019년 3월 26일부터 5월 11일까지. 저는 처음에 "저게 뭐지?" 했습니다. 해파리인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건 꽃을 형상화한 것이었다고.
'이렇게 예술적 감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예술을 하겠다는 걸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저를 예술가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홍콩 트램에는 문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이 따로 있고 탈 때는 요금을 내지 않습니다. 내릴 때, 기사님께 요금을 내고 내리지요. 그런 모습은 제게 이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탑승은 자유지만, 하차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2019년 3월 13일, 홍콩 센트럴을 지나는 트램을 그렸습니다. Louise Bourgeois의 전시 광고가 붙은 빨간 90번 트램.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그림이 언젠가 저의 첫 전시회에 걸릴 거라는 것을. 제가 그렸던 '꽃'이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해파리'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예술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그런 것이겠죠. 저의 생각은 아직도 그 트램에 있나 봅니다.
<Special Vehicle - Hong Kong Tram>
Colored pencil on paper
100 Days Drawing Project #72
March 13, 2019
Hong Kong has trams— a bit faster than walking, much slower than driving. A double-decker streetcar crossing Hong Kong Island.
Among Hong Kong's many forms of transport, the tram is the most uniquely Hong Kong. In those days, the tram fare was under HK$4, you could ride from one end of Hong Kong Island to the other, sitting by the second-floor window, watching the city slowly pass by.
That day, the tram had an advertisement: Louise Bourgeois exhibition. At first, I thought, "Is that a jellyfish?" It was actually a flower.
‘How did I ever think I could do art with so little artistic sense?’
Looking back now, I wonder if I can call myself an artist.
Hong Kong trams have no doors. You board freely, but pay when you exit.
'Boarding is free, but disembarking requires permission.'
On March 13, 2019, I drew this tram— red tram number 90 with a Louise Bourgeois poster. I didn't know then that this drawing would hang in my first exhibition.
That my 'flower' might look like a 'jellyfish' to someone else. Art is something everyone interprets differently. My thoughts are still on that tram, it se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