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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안도현 시인의 시 한 편을 노래에 담아 보냅니다.

by 삼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_ 안도현 「가을 엽서」
IMG_3583.png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바람 따라 춤을 추네

낮은 곳으로 내려가며

속삭이는 듯한 이야기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조용히 숨 쉬는 걸까

높은 곳 빛나는 별보다

더 깊은 곳에서 빛나네


내 손엔 가진 게 없어도

그대에게 주고 싶어

작은 마음 작은 온기

이걸로 충분할까


떨어지는 낙엽에게 물어봐

왜 세상은 낮은 곳으로 가는지

사랑은 그 길을 따라가네

그곳에 머물며 웃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조용히 숨 쉬는 걸까

높은 곳 빛나는 별보다

더 깊은 곳에서 빛나네


낙엽처럼 나도 내려앉아

그대 곁에 머물게

낮은 곳에서 피어난 사랑

그대와 나누고 싶어




낭만책사 유튜브에서 노래로 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vh5XLjqdU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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