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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매력

남자가 느낀 박정민의 매력

by 낯썸




그를 처음 본 건 영화<동주>에서였다. 윤동주보다 더 시선이 갔던 송몽규를 처음 봤던 날.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알고 싶어졌다. 잘생겼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고, 주인공 얼굴은 아니었으나 이후 다른 영화들에서 만난 그는 어떤 배역이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관심이 생기면 무엇을 좋아하고, 쉬는 날엔 뭘 하며, 어떤 생각을 안고 사는지, 모든 것을 속속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에세이 책을 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 사람 그 자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민의 에세이 쓸만한 인간을 2020년에 처음 읽게 되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 당시 썸을 탔던 썸녀가 이 책을 읽고 있다고 해서 바로 서점 가서 샀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다시 만난 인간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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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그는 단편적으로 드러난 고려대 학벌이나 연기경력처럼 이미 알려진 모습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글을 잘 쓴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지만, 박정민 스럽다는 문장들이 있었다. 그의 실 없는 농담과 깊은 사유 속에 적은 글에서 지금의 박정민이 만들어진 과정이 느껴졌다.


최근 청룡영화제에서 화사와 함께한 무대가 큰 화제가 됐다. 화사가 직접 박정민에게 자신의 뮤비에 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그간 로맨스 주인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배우로 여겨졌는데,그 무대에서 보여준 눈빛과 표정, 몸짓과 분위기는 그런 이미지를 한 번에 벗기며 모두를 홀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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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의 자유분방한 춤을 박정민은 지긋이 바라보며 서 있었다. “네가 무엇을 하든, 나는 묵묵히 옆에서 받아줄게”라는 말이 굳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산처럼 든든한 기운이 무대 위에서 풍겨 나오는 듯했다. 노래 가사는 이별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이전에 서로를 온 힘을 다해 사랑했던 시간이 분명히 있었음을, 한쪽은 화려하게, 다른 한쪽은 절제된 태도로 함께 표현해내고 있었다.


아마도 박정민의 매력은 그렇지 않을까. 실 없는 농담을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 오래 생각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사유의 깊이가 느껴진다. 그가 바친 삶의 궤적이 지금의 눈빛과 표정, 분위기를 만들었다 생각한다.


인스타에서 짧은 릴스를 본 적 있다. 다정한 남자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매력있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말이 남여를 떠나 사람 그 자체에 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박정민은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아니다. 다만, 박정민은 매력 있는 사람이다. 잘난척 하지 않지만 잘났고, 보통 사람 같지만 비범한 매력이 있다. 저 매력 있어요! 라고 외치지 않아도 사람들은 매력을 자연스레 느낀다. 그 매력이 누군가는 그정도인가? 싶다가 누군가는 인생의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게 매력이 아닐까. 모두가 좋아하는게 아닌 누군가가 뾰죡하게 느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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