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병철 Dec 12. 2017

72. 장기투자를 방해하는 것들

이해관계 충돌


12월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 달에 몇몇 큰손들은 바쁘게 주식을 판다. 대주주로 드러나는 게 싫고, 대주주한테 적용되는 양도세도 피하고 싶다.


일반 투자자한테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이 없다. 대주주한테는 있다. 20%다. 더 올릴 거라고 한다.


대주주 요건이 정해져 있다. 연말 기준으로 유가증권(코스피)은 지분율 1% 이상 또는 주식 평가액 25억 원 이상이다. 코스닥은 지분율 2% 이상이거나 종목별 보유액이 20억 원 이상이다. 


애매한 지분율이면 해가 바뀌기 전에 일단 판다.  작년에 대주주가 아니라 해도 방심할 수 없다. 주가가 올라 대주주에 포함될 수도 있다. 물론 연초에 다시 산다고 생각한다. 팔다가 사다가 그러다가 장기투자는 물 건너간다. 


비상장 주식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다. 12월은 운용사도 손익을 따지는 달이다. 투자주식이 대박이라도 비상장 주식은 소용없다. 실제 거래가 있어야 이익으로 잡힌다. 숫자를 맞추려면 구주를 좀 털어낸다. 리스크 관리로 포장된다. 


연말만 그런 건 아니다. 조합 만기가 다가오면 미리미리 판다. 해산할 때 현금으로 분배한다. 운용사내 다른 조합이 인수하는 것도 어렵다. 불가능이다. 만기가 있는 조합, 어쩔 수 없다 치자.


만기도 아닌데, 빨리 정리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조합에서 다른 스타트업이 대박 났다. 성과보수는 조합 청산 끝나고 받는다. 운용사한테 아직은 그림의 떡이다. 회수된 자금은 재투자도 안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까먹는 IRR. 빨리빨리 중간분배로 버틴다. 웬만한 다른 수익이 없다 싶으면 조기 해산하고 싶다. 성과보수도 받고, 수익률도 확정하고. 다음 조합 만들 기도 쉽다. 남은 포트폴리오 정리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잘 성장하고 있는 회사 주식을 팔기는 참 아쉽다. 더 큰 수익이  올 건 데하는 심사역과 조직의 이해가 충돌한다. 심사역도 회사원. 조직을 이길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실패한 장기투자는 많다. 강요된 단기투자도 있다. 오랫동안 동반성장하는 의도된 장기투자, 이게 정석인데, 생각 못한 걸림돌들이 아쉽다. 

매거진의 이전글 71. 1억 보다 깔끔한 1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