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진 매직
냉정과 열정사이가 엇갈린 사랑으로 먹먹함을 남겼다면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너무나 풋풋하고 예쁜 사랑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헤어짐을 맞이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남들 다 보고 백이진앓이가 끝난 한참 뒤에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물론 그의 추천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혼자 방에 들어가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곤 했다고 그의 인생에서 내가 없던 그 공백기의 그를 종종 이야기한다. 정말 재미있게 보았노라 했다.
남주혁 배우가 좋았는데 백이진은 훨씬 더 좋았다. 저런 사람이 있을까, 저렇게 다정한 눈으로 저렇게 예쁜 말을 해주는 그런 솜이불같은 사람이 있을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이가 있다. 저런 표정으로 저런 말투로 나를 걱정해 주는 이다. 우리 한스 잠을 못자서 어쩌니, 난 너 아픈게 정말 싫어, 우리 한스 배고플텐데 뭐 좀 먹자, 뭐 먹고 싶어? 난 너 먹을 수 있는거면 다 괜찮고 다 좋아. 너 힘들게 왜 니가 와, 내가 갈께. 우리 한스는 쉬고 있어. 네가 내 일순위야, 아무데도 가지 말고 내옆에 꼭 붙어 있어. 난 네가 행복했음 좋겠어. 내가 바라는 건 그거뿐이야
그의 따뜻한 말들을 떠올려보자니 끝이 없다.
그때의 그는 분명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거면 되었다. 진심이었고 그 진심은 따뜻했고 다정했다.
그렇게 난 포근한 햇살아래 낮잠자듯 편안해졌다.
아름다운 시절의 그들은 벅찬 숨으로 터널을 달려지난다. 아름다운 설렘과 사랑이 터널을 가득 채우지만 그 터널끝에서 그들은 이별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후회없이 사랑했고 아파하고 기다리고 원망하고 포기하는 과정에서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린다.
잘 지내셨나요
그들은 인터뷰를 빌어 안부를 묻는다. 울지 않고 목 메이지 않는 담담한 미소와 말투로 인사하는 그들을 보면후회없이 사랑하고 그 결말을 받아들인 건강한 관계였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사랑은 건강한가
나의 마음은 아프지 않은가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인가, 그와의 과거인가, 함께 했던 그 시절인가, 그의 따뜻함인가
아직도 나는 그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