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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Sep 17. 2018

있는 브랜드, 있어보이는 브랜드

「무인양품, 보이지 않는 마케팅」을 읽고  Muji를 뜯어보다

[읽기 전 주의 사항]

본 글에는 책의 요약 또는 발췌는 전혀 없습니다. 책을 읽고서 생각난 이야기만이 있습니다. 책 구매를 위한 정보를 원하셨다면 지금 페이지를 닫아주세요.

책을 읽고 함께 토론했던 #마쓰고의 실무자 토론그룹의 참여자들의 생각과 느낌 등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토론의 생생함은 없지만, 책이 주는 여러 메시지를 어떻게 인식했는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저자 또는 출판사로 부터 청탁을 받고 씌여진 글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물론 청탁을 해주시면 마케팅을 함께 공부하는 이들과 고민해보겠습니다.

마음대로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용도였다면 원래 글의 주인에게 꼭 상의해주세요. 우리의 저작권은 우리가 지켜야 하니까요.

그 외에 다양한 협의 및 질문 등은 careerstyling@gmail.com 으로 전달 부탁 드립니다.






결코, 모두들 이렇게 다들 멋지고 예쁘지만은 않다 (ㅠ ㅠ)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직무를 꿈꾸고, 이런 부분에 대해 관련 경험이 없는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어떤 과정에 의해 그렇게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고, 그 과정을 함께 밟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일지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느 담당자를 만나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일이다. 왜? 그런 일은 대부분 실무자선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기업을 최초로 만들거나, 그와 유사한 권한과 책임을 짊어진 사람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와 마케팅은 누가 누구에게 단순히 포함 되어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일반적 과정은 기업의 형태가 갖추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최초는 대부분 고객을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한 마케팅 활동만이 있고, 그 활동이 반복ㆍ숙련되면서 기업의 시스템의 기본 형태를 갖추게 된다.

당연히 조직화 되기 이전보다 이후가 구체화 된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나, 더 많은 고객을 일관된 퀄리티로 상대하기 위한 각 부문별 전략의 구체화가 필요에 의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적 개념의 (고객과 관계를 우선시하는) 마케팅이 비즈니스 보다 우선이라고 볼 수 있다. 단, 예외는 있다. 더 이상의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성숙된 시장에서 기존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브랜드)의 출시라면, 이미 농축된 비즈니스 경험 관련 시스템의 효과 및 효율성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이 책은 위의 내용(특히 쉽게 정리하기 어려운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과정)을 직접 참여했던 이가 브랜드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 어떻게 움직였고, 그때마다 무엇을 최우선의 원리 원칙으로 했으며, 그것이 Muji(무인양품)의 어떤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는지 말하고 있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는 여타의 브랜드를 소개한 책처럼 일종의 '띄워주기'식이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책에는 그런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자신이 맡았던 업무 소개, 그것이 현 Muji를 만드는데 어떤 부분에 기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어갔는지를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물론 번역본이기에 원 저자의 의도가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Muji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제품에 투영시켰고, 이를 글로벌化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여러 변침을 겪을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책 자체에 대한 논평은 별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Muji라는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이고, 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수했던 원칙과 성장하면서 버려야 했던 부분이 무엇이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어떠한 다양한 작업이 있어 왔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적혀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제목을 Muji Brand Philosophy & History Book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맞지 않을까 싶다.




책과 브랜드에 대한 토론을 하기 전에 실제 매장을 방문하여 과연 Muji가 말하는 것이 실제로 어느 정도나 반영되어 있는지를 찾아보고자 했다. 그래서 기왕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매장 구성이라고 소문이 난 신촌 매장 방문을 미션으로 하고, 나 또한 모이기 30분 전에 미리 방문을 했다.


마침 한창 신촌 맥주 축제 기간(토요일)이었기 때문에 한산하게 4층 부터 차례로 샅샅이 살펴보면서 내려올 수 있었다. 최근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유독 인테리어에 중요한 가구 및 각종 소품 등에 눈이 갔다. 당장이라도 데려오고 싶은 아이들이 많았지만 꾹 참았다.


(사진은 몰래 몇 장만 찍었습니다....)






#마케팅 읽고 쓰고 말하고 실무자 토론 그룹에서 토의한 Muji Brand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의 대세 브랜드다. 수년전 부터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는 Well-Being부터 LOHAS라는 트렌드가 결국 ‘자연주의’에 색다른 Streaming을 만들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군더더기를 최소화한 브랜드가 나타났다. 그 대표가 무인양품 MUJI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화려하기만 했던 마케팅 및 광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작지만 심플하게 고객에게 구매 및 사용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제품이 곧 브랜드라는 No Brand 전략을 통해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여러 히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Not Brand가 아닌 No Brand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브랜드가 갖춘 화려함을 애써 고수하려 하지 않는다.)

MUJI는 늘 전인적 접근을 통해 고객의 생활을 관찰하고, 그 속에 Muji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공 및 자연스럽게 자리잡아가는데 기업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미 제품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려는 여러 모방 브랜드를 만들어냄으로써 하나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다.

다분히 일본스러운 장인(匠人) 정신을 표방하는 듯한 Muji는 사실 장인 보다는 마치 동네마다 있던 '무엇이든 고치던 전파사 아저씨'가 풍기는 뉘앙스를 21세기의 세련됨 속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고객이 바라는 최적의 편리함을 브랜드와 제품 등에 적절하게 배열하면서 그 나름의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Muji의 브랜드에 담겨진 일관성과 투명함, 고객에게 친근하고 세련되게 다가가는 모습 등에서 보여지는 Detail함을 제품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고, 그 꼼꼼함이 결국에 모든 제품에 예외가 없는 몇몇의 원칙을 만들고 완성할 수 있었다.


#마쓰고가 얻게된 세 가지 INSIGHT
너희는 브랜드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 자체가 브랜드라고!!
단순히 평범함 속에 특별함이 있는 브랜드라고 했지만, 색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히 무언가 있는 브랜드가 아닌 Muji를 구매한 고객이 갖는 특별함을 전해주었다. 일종의 보이지 않는 '우월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특히 유사 브랜드(이마트의 노브랜드, 한웰의 다이소, 캐나다 로블로 no name 등)에 비하여, 재미있게도 동일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구매한다고 보면 Muji는 노브랜드나 다이소에 비해 한번 더 고민해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가격적 측면도 있지만, 낮은 가격의 제품군이라고 해도 기존의 다른 브랜드 제품과의 융화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왕이면 Set로 구매하여 구색을 갖추고 싶고, 그렇게 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에 고민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디자인(색감)에 잘 녹여져 있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말을 했다.


따라서 Muji의 제품이 곧 '격'을 나타내어 마치 렉서스 / 아이폰 / 테슬라 등의 브랜드가 고객에게 주는 우월감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카테고리에서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이다.


이는 Muji가 주장하는 시대를 관통하는 그들만의 Simple함이 모든 제품에 녹여져있기 때문이다.



Muji가 일본스러운 것인줄 알았지만, Muji는 그냥 Muji일 뿐이었다.

Muji가 일본 브랜드이기 때문에, 일본스럽게 우리가 느낀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그룹의 결론이다. 그게 세계적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적어도 세계 속에서 어디든 '스시 문화'가 있기에 그런 문화적 친숙함이 Muji를 세계화하는데 있어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했다.


굳이 그 속의 일본스러움을 찾는다고 하면 환경적 영향(지진이 잦은 지역)에 의해 제품 자체에 소위 잡스러움(쓸데없는 화려함을 최대한 탈피)을 뺄 수 밖에 없었고, 일본 불교의 영향으로 선(禪) 문화가 브랜드와 제품에도 투영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며, 무언가를 받아들여 새롭게 재창조하는 Detail에 능한 문화도 한 몫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믿거나 말거나)



Muji의 마케팅은 고객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하여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고객과 관계를 맺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제품'이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객을 관찰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놓았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을 고객의 생활상으로 부터 추출하여, 그들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직원을 포함, 다양한 고객들이 생활 속에서 Muji의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고 제품 개선의 여지를 발견하고, 또한 신제품 개발의 경우 일반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활 속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하여 새롭게 개발할 제품에서 어떤 기능에 집중해야하는지를 끊임없이 살펴보고 나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책과 매장 방문 이후 토론을 통해 발견한

|Muji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크게 6가지이다.


ㆍSimplicity(간단함 또는 간소화)

Muji 브랜드는 군더더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제품은 한 가지 또는 많아야 두 세가지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Multi Tasking을 제품에 담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디자인(외형과 색)도 전체적으로 Tone & Cool Down하여 Muji만의 색채와 감상을 만들었다.


ㆍNaturalism(고객을 향한 자연주의)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원재로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 그것이 가장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앞의 Simplicity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제품의 자연스러움이 곧 고객의 사용성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는 제품의 사용 과정에서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ㆍComfortable(극강의 편안함)

이를 통해 매장 또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편안하다'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갖게 만든다. 당연히 간단하고 자연스러움이 결국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객을 편안하게 한다"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있음을 말하고 있다.


위의 세 가지가 흔히 말하는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라면 아래 세가지는 토론하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ㆍHarmony(조화로움)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어느 제품과도 쉽게 잘 매치시킬 수 있으며, 신기하게 하나의 아이템만으로 Muji만의 감성을 표현하는데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발견되었다. 이는 매장 방문과 토론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재밌게도 책장과 같은 벽에 관련 제품이 실제 또는 그림으로 전시"된 모습을 기억하는 것으로 볼때 짐작 가능한 부분이었다.  


ㆍValuation(가치 지향)

재미있게도 제품 개발 과정에도 원재료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살리고, 복잡성을 최소화한 방법으로 고객의 필요를 채워주려고 한다. 이는 원가 대비 가치의 효과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낮은 원가가 결국 다품종 대~소량 생산 전략의 밑거름이 된다고 하여 생산 보다는 제품 개발에 기업 전반의 역량 중에 더 많은 역점을 두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ㆍFan Biz(Ip Biz로의 발전 가능성) 

향후 기대되는 것은 <Muji의 Platform化>였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되어 있지만, 결국 직접적인 고객의 참여가 가능해지는 날이 올 것이고, 그것이 더 많은 Muji를 사랑하는 Fan을 확보하는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결국 고객을 통해 성장했으니, 고객에게 돌려주고자 플랫폼 형태의 추가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고객에게 조금더 편안하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움직임의 끝이라 볼 수 있다.




Muji는 생활 속 소박함에 그들만의 고급스러움을 담아내려고 고객을 끊임없이 관찰한다


그 외에도 Muji의 디자인은 꾸밈이 없지만 생각보다 빈틈이 많다는 것,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을 카테고리의 속 또는 확장을 통해 추구하고 있다는 것, 매장 운영의 관점에서 온라인 보다 오프라인에 집중하되 접객을 최소화하여 매장 자체가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늘 매장 분위기 환기에 노력하는 등의 책에서 확인한 내용을 매장과 토론을 통해 다시 한번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간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브랜드였다. 확실히 글로벌화 되었다고 인정받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래도록 이들을 사랑하는 고객이 있기에 Muji만의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실제 책에서 느꼈던 대부분이 실제 매장 전체에 녹여진 것도 모자라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랬다. 역시 Detail이 다른 브랜드가 확실했다.  


발이 없으니, 넌 둥둥 떠다니겠구나
Muji는 보이는 부분은 간소화되어 있지만, 그 보이는 부분을 Muji가 생각하는 고객에게 맞춰서 최대한 가깝게 가져가기 위해 마치 강을 건너는 거위와 같이 늘 열심히 우아하지만 재빠르게 고객을 향하는 브랜드 같다. 그들은 당신의 삶에 늘 침투할 준비가 되어있다.


10월의 책은
'아날로그의 반격'입니다. 
다음달에 뵙겠습니다.

10월에 마케팅 공부하는 4주 과정(토요일 수업) 진행합니다.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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