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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배포 기록

by 최안나


준비하던 임베딩 프로젝트를 운영 환경에 먼저 배포하는 날이었다.


새 서비스를 오픈하더라도 기존 서비스에는 어떤 영향도 있어서는 안 됐기 때문에, 새 서비스의 진입은 일단 막아두고 기존 서비스를 운영 환경에서 배포 후 점검하기로 했다.



배포일 새벽 1시 50분.

개발 리더, 백엔드 두 분, 프론트 두 분, PM 리더, 그리고 나.
총 7명이 새벽에 사무실에 함께 모였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개발 리더와 백엔드 두 분은 전날부터 집에도 못 가고 그대로 밤을 새우고 있었다.



2시 정각에 배포 시작.
2시 20분쯤부터 운영 환경 점검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기존 예약·결제·취소·환불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이어서 임베딩 프로젝트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을 하나씩 살펴봤다.


PDP에서 시작해 예약 → 결제 → 취소 → 환불까지 확인하는데, 중간중간 추가결제·추가할인·부분 취소수수료 같은 복잡한 케이스들 때문에 꽤나 난이도가 있었다. 이후 전시/검색/PDP/예약 등 도메인 전반을 순차적으로 살펴본 뒤, 도메인 외 공통 영역도 추가로 체크했다.


이렇게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어느새 시계가 3시, 4시를 지나 5시 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이슈가 없었던 건 아니다. 헤더가 동작하지 않거나, 알림톡 버튼이 눌리지 않는다거나… 다행히 대부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개발자들 사이에선 몇몇 이슈가 더 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무탈히 지나갔다.)


아침 6시쯤에는 권한 문제로 막혀 있던 취소/환불 테스트도 임시 조치로 열어 진행할 수 있었다. 운영 DB라 각 시스템 예약은 다시 한 번 리체크했고, 그렇게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아침 7시. 드디어 모두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그래도 출근 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8시부터는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임베딩 프로젝트 후속 작업을 이어서 했고, 기존 서비스에서도 별다른 추가 이슈는 발견되지 않았다.


퇴근 예정 시각은 11시였지만, 이것저것 마무리하고 집에 도착해보니 오후 1시.
회사에서는 ‘집에 가면 잠이 안 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 배고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하나 사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작은 회고


1. 새벽 2시에 하길 정말 잘했다.

2시냐 4시냐 고민했는데, 그 두 시간의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팀 모두가 조금 더 침착하게 각자의 영역을 볼 수 있었다.


2. 멤버 구성이 좋았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필요한 인원.
PM 리더와 나는 서로 다른 제휴 영역을 나누어 볼 수 있어 시간이 덜 지체됐고, 개발 리더는 백엔드와 프론트의 작업을 균형 있게 배분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백엔드/프론트 개발자 서로의 작업 맥락이 공유되는 속도도 빨랐다.


3. 사용자 입장에서 다시 보게 된 서비스.

PDP 속도 이슈, 버튼 클릭 동작 등 ‘사용자로서 어라?’ 싶은 포인트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기능적으론 문제없지만, 경험적으로는 개선 여지가 있는 지점들.

다만 이런 디테일은 늘 리소스 배분의 고민이 따른다. 그래도 오늘 본 것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언젠가 다시 개선의 기회가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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