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16
Wellington
New Zealand
손바닥만 한 집을
온갖 물건들로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터질 것 같은 가방을 들고
떠나는 게 더 낫다.
좋은 레스토랑에서
혼자 맛있는 밥을 먹는 것보다는
길 가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쓴 소주를 들이켜는 게 더 낫다.
"그게 가능할 것 같아?"
라고 말하기보다는
"한 번 해보는 거지"
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낫다.
내일이면 시들어버릴 꽃을
한 다발 사는 것보다는
조금 기다리더라도
화분을 사는 게 더 낫다.
심심하다는 말보다는
여유롭다는 말이 더 낫다.
아무리 자연이 좋아도
몇 시간씩 인적이 끊긴 숲길보다는
지나가다 초콜릿 쉐이크를 마실 수 있는
마을 길을 달리는 편이 더 낫다.
종교가 없다고 해서 아름다운 성당을
그냥 지나쳐가는 것보다는
들어가서 작은 촛불이라도
하나 켜놓는 게 더 낫다.
생각만 오래 하기보다는
오래 걷는 게 더 낫다.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상처를 주는 것보다는
늦은 밤 골목길 가로등 밑에서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편이 더 낫다.
내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투덜대기보다는
꿈을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한마디를 하는 게 더 낫다.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더 낫다.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 편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