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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리 Nov 10. 2015

어른의 문

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18


어른의 문

Napier, Hawke's Bay

New Zealand  




올해 나이 27세.

나는 지금 72세의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92세 할머니가 마음은 29세라며

농담을 던지는 가운데,

나는 72세의 무기력과 우울함과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심해지겠지.

내년이면 82세, 그리고 92세가 될 테니까.


발 디딜 틈도 없는 칼끝 같은

낭떠러지로 내몰리겠지.

하지만 그 낭떠러지에 몸을 던지고 나면,

다시 태어나듯 새해가 밝고

나는 03세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13살, 23살, 33살을 거쳐,

73세, 83세, 93세가 되고,

다시 죽고, 다시 태어나 04세가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철이 없어진다고?

사실은 이런 순환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른의 문을 넘고 넘어

죽고  또다시 태어나는 윤회의 순간은,

이 생애에서만 몇 번이나

행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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