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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pg Oct 24. 2024

4. 비즈니스 문서: 목적의 차이와 독자에 대한 배려

사업기획서-사업계획서-제안서 간 목적의 차이, 그리고 작성 시 고려요소

들어가며.


    최근 이직한 직장에서 제가 속한 부서의 구성원 대부분은 현업 출신으로 Back-ground가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엔지니어인 경력자분들입니다. 아마도, 사업 전략 분야를 많이 다루진 않으셨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사업기획/계획이나 제안서, Logical Thinking, MECE 등 지식/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대신 저는 현업 도메인 지식을 배웁니다...) 오늘은 제가 공유한 주제 중 하나인 사업기획서/사업계획서/제안서에 대해 얘기하고 비즈니스 글쓰기 할 때 고려할 점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사업기획서랑 사업계획서는 언뜻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성격과 목적이 명확히 다릅니다. 사업기획서는 주로 특정 사업(또는 과제)의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즉, 사업기획서는 '왜(Why) 사업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 사업계획서는 이 사업(또는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는 문서입니다. 따라서, 사업계획서는 '어떻게(How) 사업을 실행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업기획서는 'Why'이다.


    사업기획서는 사업의 큰 그림을 필요성과 타당성을 통해 제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조직의 의사결정자(C-level)나 투자자에게 이 사업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업기획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됩니다.


사업 배경 및 필요성: 배경을 통해 이 사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시장분석: 해당 사업의 유효시장 규모, 트렌드, 주요 경쟁사, 타겟 고객 등을 분석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이 사업의 수익 창출 모델을 설명하는 데, 핵심 서비스, 고객, 회사 간의 관계를 표현하면 좋습니다. 또는 비즈니스 캔버스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핵심 전략: 마케팅이나 운영, 기술, 인프라 등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 전략(큰 그림)을 제시합니다.
재무 모델링: 예상되는 매출/비용/수익을 추정합니다. (합리적인 가정 또는 CDD/TDD 필요)
리스크 관리: 예상되는 리스크 또는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합니다.

    전체적으로 세부적인 실행 방법론을 쓰기보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선에서 작성됩니다.


    통상적으로, 사업기획서의 스토리라인은 ①문제 정의(사업 배경 및 필요성) → ② 해결방안 제시(사업 핵심 아이디어) → ③시장분석 → ④비즈니스 모델 → ⑤사업 전략 → ⑥재무 모델링 → ⑦리스크 관리방안(고려사항)으로 구성됩니다. 위에 주요 요소 순서랑 거의 비슷합니다.





사업계획서는 'How'이다.


    사업계획서는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업을 운영할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하고 얼마나 투입될지, 어떤 파트너십을 구축할지, 사업 추진 일정은 어떤지 등 여러 관점에서 어떻게(How)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직의 사업 총괄 또는 실무선에서 활용되는 문서이면서 동시에, 외부에서 자금 조달(투자)을 받을 경우 그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됩니다.


사업개요: 사업의 목표, 비전, 미션 등 사업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시장분석: 타겟 고객과 시장, 경쟁자 분석 등 내용이 담깁니다.
제품/서비스 계획: 제공할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체적인 정보를 담습니다.
마케팅 전략: 어떤 형태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고, 그 수단으로 홍보나 판매전략, 가격 정책 등이 담깁니다.
운영 계획: 생산, 인력, 기술 등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지 등 관리방안을 담습니다.
재무 계획: 필요한 예산과 자금조달 계획, ROI 등을 담습니다. (기획서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다룹니다)
리스크 및 대응: 사업 추진 및 운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식별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역시 기획서보다 더 디테일하게 다룹니다)


    위의 사업기획서랑 비슷해 보이는 항목이더라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의 내용이 중심이기 때문에 보다 디테일하게 작성됩니다. 통상적으로 스토리라인은 위 구성요소 순서대로 작성하면 됩니다.





제안서는 기본적으로 사업계획서 성격을 띠고 있다.


    컨설팅펌이나 SI업체에 있는 분들은 '제안서'를 많이 쓰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제안서는 '사업계획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객사의 사업담당자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조직의 자원(예산, 인력 등)을 할당받기 위해 작성된 것이 사업계획서입니다. 이런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제안요청서(RFP)를 쓰고, 수행사(컨설팅펌, SI업체)는 제안요청서를 보고 제안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구조로 인해 제안서는 기본적으로 사업계획서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다만, '주체'의 차이가 있습니다. 사업계획서는 조직 내부에서 사업담당자 또는 실무자가 주체가 되기 때문에 재무계획이 디테일하게 작성됩니다. 반면, 제안서는 조직 외부에서 수행사가 주체가 되기 때문에 재무계획보다는 사업추진방안, 방법론이 디테일하게 작성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앞에는 사업배경이나 목적, 범위를 간단히 정의는 해줘야 합니다.(사업계획서도 마찬가지죠?) 그렇기 때문에 추진전략과 추진방안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제안서는 잘 못 쓰인 문서가 됩니다. (추진방안이 추상적인 것이 최악이고, 각 목차별 논리적 연결 관계가 모호한 것은 차악입니다. 둘 다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비즈니스 문서는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네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나 엔지니어분들은 꼭 기억해 주세요. (제 경험상 임원급이 아닌 이상 글을 제대로 쓰는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못 본 것 같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어느 순간에는 중간 관리자로서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하는 시점이 옵니다. 그때, 다음 네 가지가 고려하지 않은 문서를 계속 작성한다면, 그 사람의 성장은 딱 거기까지일 것입니다. (사실 문서를 못 쓰는 건 리더로서도 자질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1. 문서의 목적이 무엇인지
2. 문서를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3. 문서를 읽는 사람이 문서의 주제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수준인지
4. 문서를 읽는 사람이 주제에 대해 긍정/부정/중립 중에서 어떤 태도를 갖는지

    1번은 위의 사업기획서 또는 사업계획서, 제안서 등 문서의 목적에 따른 차이를 설명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는 3번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기술적 내용이 담기는 경우, 실무자(개발자, 엔지니어 등)에게 당연히 아는 지식이지만, 문서를 읽는 사람에게는 모르는 지식일 수도 있습니다. 어렴풋이 아는 건 더 위험할 수도 있고요. (의사결정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서를 읽는 사람의 이해도 수준을 꼭 파악해서 문서를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내가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 싶을 수 있지만, 쓰셔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은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별거 없습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이게 잘 읽힐까?'라고 질문을 던지시면 됩니다. 물론, 초안을 쭉 작성한 다음에 정리하는 과정에서 하셔야 합니다.





구조적인 문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간 배려'이다.


    사실 콘텐츠가 좋으면, 구조가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더라도, 잘 쓰인 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만한 콘텐츠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구조라도 깔끔하게 잘 구성되면 좋습니다. 모든 비즈니스 문서는 명확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각 요소가 서로 연결고리가 있도록 작성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구조적인 글쓰기는 다음 기회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와 관련된 컨설팅펌에서 바이블 같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된 원리가 적용된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을 놓고 볼 때, 많은 사람들은 전자가 잘 쓰인 글이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글 쓰고, 문제를 해결하고, 표현하는 원리를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여러 번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논리적 글쓰기'라는 주제로 한 번 써보겠습니다. (초년차 때 보고서가 어디 있더라...)


⌜논리의 기술⌟, 바바라 민토






나가며.


    비즈니스 문서 작성은 단순히 형식적인 작성이 아니라 목적에 맞춰 논리적으로 써야 하며, 독자에 대한 깊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오늘 이 글에서 소개한 각 비즈니스 문서(사업기획서, 사업계획서, 제안서)의 목적 차이와 작성 시 고려할 요소를 바탕으로 더욱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시길 바랍니다.


    사실 아직 저도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읽는 사람의 이해 수준을 가늠하기가 정말 어렵고, 정확히 가늠했더라도 기존에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시, 사람에게 어떤 의도를 전달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험난한 길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맛도 있지만, 요리사가 요리한 의도가 맛으로 전해져야 돼요.
- 안성재 셰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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